“이제 아이가 타킷됐다” 0~9세 코로나 사망 15명째

입력 2022-04-08 00:04
만 5~11세 코로나19 백신 기초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 미래아동병원에서 한 어린이가 소아용 화이자 백신을 맞으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연합뉴스

9세 이하 코로나19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해당 연령대는 치명률 자체는 낮지만 오미크론 변이 유행과 함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는 중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성인에서 아동으로 감염 대상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0~9세 소아 중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명 늘어 누적 15명이 됐다. 해당 연령대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틀 연속이다. 0~9세 전체 인구 362만4712명 중 누적 확진자는 50.3%(182만3539명)으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연령대 단위 확진 비율이 가장 높다.

이 연령대 일일 확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전체 10% 이상 비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역학조사팀장은 “면역 수준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돌봄이 필요한 연령대라 가족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사람과 접촉 강도가 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백신을 접종한 성인을 감염시키는 데 실패하다 보니 감수성(susceptibilty) 타깃을 아동으로 바꾸는 중”이라며 “지난해 9월부터 역학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했다. 최근 들어 아이들이 먼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성인이 뒤이어 감염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이러한 변화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백신 접종 후 항체를 갖춘 성인들이 늘자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위해 적응했다는 것이다.

사망 아동 15명 중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는 5명이다. 비만·당뇨 등 기저질환이 확인된 사망자는 6명이고 나머지 4명은 조사 중이다. 사망 아동은 모두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 지난달 31일부터 5~11세 아동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시작됐지만 방역 당국은 기저질환 아동에 대해서만 접종을 권고했다.

실제 해당 연령대 접종률은 높지 않다. 5~11세 인구 306만7614명 중 1차 접종자는 1만7749명으로 0.6%에 불과하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학부모 불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내 임상 자료가 부족한 데다 신체대사가 활발한 성장기에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우려가 많다.

오재원 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직은 (고위험군만이 아닌) 전체 아동에게 권고해야 한다고 말하기가 애매하다”면서 “지금으로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점차 (아동에게도) 백신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고 사회적으로도 접종하는 게 낫다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22만4820명을 기록했다. 누적 1477만8405명으로 주말에 1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자는 348명, 위중증 환자는 1116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확진 이력이 있는 성인에게도 3차 접종을 권고할지 검토 중이다. 고령층 등에 대한 4차 접종 확대 실시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