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 기대했는데” 한숨 커지는 개미들

입력 2022-04-08 04:06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른바 ‘6만 전자’에 갇힌 모습이어서 ‘10만전자’를 기대하며 삼성전자 주식을 주워담았던 개인 투자자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6만8000원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10월 13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7만8600원으로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8일 6만9500원으로 7만원 아래로 내려앉은 뒤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달 말부터 6만원 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호실적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로 메모리 반도체의 불확실한 장기 전망,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심 등을 꼽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호전은 낸드플래시 업황이 우호적인 데다 환율 효과가 작용한 덕분”이라며 “D램과 스마트폰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텔의 대규모 투자 움직임과 미국의 자국 중심의 반도체 전략 수정 등 외부 변수도 장기 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기관·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매수하면서 가격을 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올 들어 기관은 5조6595억원 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외국인은 1조6557억원 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은 7조2100억원을 순매수하며 기관과 외국인 매물을 쓸어담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치웠다. 기관과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서지 않는 한 상승 여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민주’처럼 된 삼성전자를 ‘현금자동인출기(ATM)’처럼 여기며 단기 차익 챙기기에 치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가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 D램 시장 우려를 충분히 반영했다”며 “2분기 D램 고정가격 하락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