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줍고 텀블러 애용… 성도들이 환경지킴이

입력 2022-04-08 03:02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 교역자들이 지난 3일 주일예배에서 손에 텀블러를 들고 직접 만든 ‘만나 에코송’을부르고 있다. 만나교회 제공

김민지(24·부산 수영로교회)씨는 ‘에코-컵(Eco-Cup)’ 팬이다. 일회용 종이컵이나 음료수 잔 대신 들고 다니는 텀블러(tumbler·편평한 잔)와 보틀(bottle·병)이 사이즈별로 여러 개다. 김씨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회사에는 물을 마실 때 주로 쓰는 350㎖ 보틀과 200㎖ 텀블러가 있다”며 “외출할 때는 집에서 120㎖ 텀블러를 챙긴다. 물컵 반 잔에 해당해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기 딱 좋다”고 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작은 실천을 하는 성도들이 늘고 있다. 그는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교회 친구들이 제법 있다. 코로나19 속에 배달음식을 많이 먹다 보니 일회용기를 재활용으로 분류해야 할 때가 많다. 한 지인은 배달 용기의 고추기름을 없애기 위해 햇볕에 말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많은 교회가 에코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더 확산하고 있다.

부산 수영로교회 성도들이 지난달 29일 해운대구의 둑방 길을 걸으면서 비닐 등 휴지를 줍고 있는 모습. 수영로교회 제공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는 새해부터 생명 살리기 프로젝트 ‘멋지구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난방 온도를 낮추기 위해 내복 입기 캠페인을 했고 2월에는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사용을 미션으로 제시했다. 지난달에는 자동차 이용 대신 걷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번 달에는 종이 대신 전자영수증을 받고 종이 타올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수영로교회는 앞으로도 매월 환경을 보호하는 실천 미션을 펼칠 계획이다. ‘멋지구나 캠페인’을 담당하는 김태영 목사는 “하나님이 창조한 멋진 지구를 멋지게 지켜나가는 데 앞장서면 좋겠다”며 “휴지를 줍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작은 행위들이 복음의 공공선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김병삼 목사)는 지난 3일 주일예배 시간에 교역자 3명이 강단에 올라와 노래를 불렀다. ‘깨끗한 지구를 만들어요~ 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실천해봐요~ ’ 지구를 위해 작은 실천을 하자는 내용으로 밝고 경쾌한 선율이었다. 이 교회 나요한 목사가 캠페인을 위해 직접 만든 ‘만나 에코송’이었다.

김병삼 목사는 “앞으로 교회에서는 가능한 한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만나교회는 성도들에게 다양한 성구가 새겨진 텀블러를 보급 중이다. 만나교회는 종이를 아끼기 위해 주보를 인쇄하지 않고 성도들은 스마트폰 앱에서 예배 순서를 확인한다. 예배 기획을 담당하는 김이삭 목사는 “코로나 기간 우리는 소비가 줄면 환경이 그만큼 살아난다는 것을 전 지구적으로 경험했다”며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을 계속하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도 성남 할렐루야교회(김승욱 목사)는 지난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했고 다음 주는 이면지 사용하기를 실천한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안 쓰는 전등 끄기, 전자제품 플러그 뽑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