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농구 개막 알린 팀들 “우리가 주연” “4차전서 끝낼 것”

입력 2022-04-08 04:08
KBL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감독들이 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SK 전희철, 오리온 강을준, 모비스 유재학, 가스공사 유도훈, KGC 김승기, KT 서동철 감독. 연합뉴스

정규시즌 대장정을 끝낸 프로농구가 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한 달간 치열한 ‘봄 농구’에 돌입한다.

시즌 중반부터 단독 선두를 질주한 서울 SK와 대항마 수원 KT는 1,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상태다. 울산 현대모비스(4위)와 고양 오리온(5위)이 9일, 안양 KGC(3위)와 대구 한국가스공사(6위)가 10일부터 이틀에 한 경기씩 5판 3선승으로 6강 대결을 펼친다. 모비스 대 오리온의 승자는 4강에서 SK를 만나고 KGC 대 가스공사 승자는 KT와 4강 맞대결을 치른다.

유재학 감독과 올 시즌 신인왕 이우석이 대표로 참석한 모비스는 5차전까지 가는 박빙 승부를 예상했지만 강을준 감독과 이대성의 오리온은 4차전에서 끝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모비스는 시즌 막판 라숀 토마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전력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유 감독은 “전력이 완전하지 않아 상당히 어려운 6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국내 선수 위주로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모비스가 훌륭한 팀이고 유 감독이 ‘만수’(1만 가지 수가 있다는 뜻의 별명)형이기 때문에 쉽진 않겠지만 에이스 이대성과 이승현, 머피 할러웨이 세 선수가 중심만 잘 잡아준다면 유리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우석이 “(이)대성이형은 제가 잡겠다”고 당차게 지목하자 이대성은 “(이)우석이가 어린 나이에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다”면서도 절친 장재석을 모비스 키 플레이어로 꼽으며 “승현이와 할러웨이가 잘 막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년 전 모비스를 떠나 이적한 이대성은 친정팀과 대결하는 소감을 묻자 “항상 봄 농구는 울산에서 많이 했기 때문에 기분이 남다르다”며 “승부는 승부니 최선을 다해 후회 남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챔피언이지만 올해 3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KGC 김승기 감독은 “퍼펙트 우승까진 아니지만 최대한 패배를 덜 하겠다. 상대팀에는 죄송하지만 우리가 주연이 될 테니 조연 역할을 해 달라”는 출사표로 예열을 마쳤다. 이어 가스공사와 4차전 승부를 예상하며 “작년 시즌보다 저희 전력이 약화됐다. 좀 양보해서 1패 넣었다”고 도발했다. 창단 첫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가스공사 유도훈 감독은 “일단 상대가 좋은 팀이라 도전한다는 자세로 5차전까지 가야 승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5차전 승부를 전망했다.

KGC의 ‘3점왕’ 전성현은 가스공사 대표로 참석한 김낙현을 핵심선수로 지목하며 “제가 잡겠다는 건 아니고 (최우수수비상) 문성곤에게 얘기해 잘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김낙현은 “저는 성곤이형이 수비해도 자신 있다”고 응수한 뒤 “상대팀에선 변준형이 제 매치업 상대인데 잘 막아서 성현이형에게 패스가 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답했다.

4강에 선착해 한층 여유로운 입장인 SK와 KT는 선호하는 상대팀을 묻는 말에 “누가 됐든 5차전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KT 서동철 감독은 “두 팀의 컬러가 크게 다르지 않다. 땀 좀 많이 빼고 올라왔으면 한다”고 답했고, SK 전희철 감독 역시 “저희는 어느 팀이 올라와도 충분히 이길 수 있으니 제발 5차전까지 가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규시즌 MVP SK 최준용은 플레이오프 키워드로 ‘#슼(SK)못잡겠지~’를 꼽으며 “정규리그 때 아무도 우릴 잡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멀리멀리 도망가겠다. 안녕”이라며 유쾌한 출사표를 던졌다. KT 간판스타 허훈은 ‘#챔결우승까지 #가보는고양’이라는 언어유희로 각오를 다졌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