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가 은행 등 금융사에서 빌린 돈이 19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에 이어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를 상·하반기로 나눠 보면 가계의 주식 투자 열기는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꺾였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1년 자금 순환 통계’에 따르면 같은 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의 금융사 대출금은 18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조9000억원 증가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연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정부 융자 등을 포함하면 가계의 대출 증가 폭은 192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한은은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지속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41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8조7000억원 감소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 주체의 총자금 운용액에서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이 수치가 플러스(+)인 상태에서 저축하거나 투자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업·정부에 여윳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가계는 지난해 총자금 운용액 333조3000억원 중 110조5000억원을 국내외 주식에서 운용했다. 한 해 동안 국내 주식은 87조6000억원어치를, 해외 주식은 22조9000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각각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의 국내 주식 취득 잔액 944조6000억원, 해외 주식 77조3000억원 역시 사상 최대다.
다만 지난해 가계 주식 투자의 상·하반기 간 온도 차는 극명했다. 상반기에는 81조원(80조9000억원)에 이를 만큼 투자 규모가 컸던 반면 하반기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9조6000억원에 그쳤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