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라는 두 엔진이 선전한 덕분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저점을 찍은 뒤 올해 계속 상승세를 탄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이고,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15조6400억원)에 이어 1분기 기준으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의 컨센선스를 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실적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1분기에 약 8조1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완만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견고했다. 주요 고객의 재고 소진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이고, 2분기 인텔의 신규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 출하가 본격화하면 DDR5 램 등에 대한 신규 수요도 늘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업계 3위 키옥시아에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 제한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디스플레이(DP)는 약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DS부문 전체로는 1분기에 9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사업은 갤럭시 S22 효과로 좋은 성적을 받아들었다. 증권가에서는 IM 부문이 4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한다. 여러가지 악재에도 S22가 출시 6주 만에 국내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게 결정적이다.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7400만~7700만대 수준으로 예측된다. 단, 2분기부터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출하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애플,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3분기로 예상되는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전까지는 중저가 A시리즈와 S22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가전은 지난해 1분기(1조1000억원)보다 감소한 약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통적으로 1분기는 가전의 계절적 비수기다. 글로벌 물류비용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이후 삼성전자 실적의 중요 변수는 파운드리 사업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현재 4나노 수율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양산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4나노 수율 문제를 해결하고, 3나노 경쟁에서 앞서면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야 파운드리 사업에서 1위 TSMC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에 사업부문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