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경기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겨냥해 “말단 공무원이 부서 법인카드를 아내에게 주고, 그 법인카드로 아내가 초밥을 몇십인분 사 먹었으면 무사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전 지사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론한 것이다.
김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선언을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입’(대변인)에서 ‘경기도 철의 여인’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영국병’을 치료했듯이 경기도에 퍼진 ‘이재명병’을 치료하겠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경기지사 도전 첫 일정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을 택했다. 이 전 지사를 정조준한 것이다. 대장동은 김 의원의 지역구(분당갑)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동행 인터뷰에서 흰색 카니발을 타고 이동 중에도 경기지역 의원, 당협위원장과 수시로 통화하면서 ‘조직 관리’에 열중했다. 또 대장동에서 열릴 기자회견 원고에 연필로 밑줄을 그어가며 직접 고치고 다듬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상황이 ‘위드 이재명’ ‘도로 이재명’을 선택해야 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출마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끝났지만 미완의 정권교체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정권교체의 완성은 경기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지사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공개된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법인카드 사용 내역 전수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위가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하는 게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부당이득을 환수해서 대장동 주민을 포함한 경기도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이 전 지사와 관련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경기지역화폐 사업 운영사 특혜 의혹 등에 전면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맞붙을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경기도에는 젊고 역동적인 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를 정치적 도약을 위한 발판이나 정치적 재기를 위한 무대로 삼는 게 아니라 오직 경기도민만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면서 “저는 그런 측면에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장동(의혹)이 아니었으면 제가 이번 선거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장동이 이번 선거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대장동을 찾은 배경을 설명했다.
성남=글·사진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