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역전 노리는 민주 “경기·인천 등 8곳 이겨야 선방”

입력 2022-04-08 04:03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전국위원회 위원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 등 6명이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공모에 신청했다. 국회사진기자단

6·1 지방선거가 55일 앞으로 다가온 7일,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선전해 재집권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민주당의 최종 방어선은 경기·인천 등 8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우리의 마지노선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이겼던 7곳을 사수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충남을 더해 8곳을 이기면 선방이고, 충청권 다른 한 곳(충북 또는 대전)과 강원까지 이긴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승리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사수해야 할 7곳은 전통적 텃밭인 호남 3곳(광주·전북·전남) 외에 경기·인천·세종·제주다. 모두 대선에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보다 많은 득표를 한 곳이다.

민주당은 이 전 지사의 대선 득표율이 50%를 넘었던 제주와 세종에서는 무난한 승리를 예상한다. 한 재선 의원은 “대선이 끝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흐름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역 단체장이 민주당 중량급 인사인 인천과 충남에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인천의 경우 대선에선 이 전 지사가 1.86% 포인트 차로 신승했지만, 지방선거에선 표차가 훨씬 클 것으로 기대한다. 당 고위 관계자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현직 단체장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충남에서도 대선 때는 이 전 지사가 졌지만 광역단체장 선거는 다를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충청권 한 의원은 “재선에 도전하는 양승조 지사가 평판이 좋은 편”이라며 “양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가 충남 최대 도시인 천안이라는 점과 천안 다음으로 유권자가 많은 아산에서 이 전 지사가 윤 당선인을 이겼던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강원지사 선거에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강원도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광재 의원이 나서 준다면 충남과 강원까지 포함해 전국 9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이 반드시 사수해야 할 곳은 역시 경기도다. 한 중진 의원은 “다른 지역을 다 이긴다 해도 경기도를 내주면 의미가 없다. 다음 총선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이 전 지사가 12년간 기초·광역단체장을 지낸 곳이며, 대선 득표율도 과반(50.94%)이었다. 만약 경기지사를 국민의힘에 내준다면 이 전 지사뿐 아니라 민주당으로서도 차기 대선의 교두보를 잃어버리는 꼴이 된다.

민주당은 경기도만큼은 내주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광역단체장 선거는 대선과 달리 후보 개인의 역량으로 치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기도는 기초단체장부터 지방 의원까지 민주당의 조직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누가 나와도 우리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보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데다 정당에 대한 충성도도 대선만큼 높지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지방선거는 투표의 효능감이 떨어져 지지층의 결집력이 대선보다 약하다”며 “특히 대선 직후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호남 이외 지역에선 석패하는 곳이 적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안규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