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샴푸 돌풍을 일으킨 ‘모다모다 샴푸’가 퇴출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염색샴푸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염색샴푸 시장에서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아모레퍼시픽의 탈모케어 브랜드 ‘려’에서 프리미엄 새치 케어 라인을 출시하는 등 상반기에 염색샴푸 신제품들이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첫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매출 280억원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위해성분 논란으로 제조 중단 위기를 겪었던 모다모다 샴푸도 최근 판매를 재개했다.
모다모다는 자연 갈변현상을 활용해 새치 케어 기능이 있는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를 지난해 하반기 출시했다. 출시 직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홈쇼핑에서 초당 16병 판매되는 등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핵심 성분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행정예고 시행 이후 6개월까지만 제조할 수 있고, 제조된 제품은 2년 동안만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행정예고 재검토를 권고했고, 식약처가 이를 받아들여 모다모다 샴푸는 2년6개월의 시간을 벌었다. 모다모다는 지난 2일 홈쇼핑 판매를 재개했다. 홈쇼핑, 백화점, 올리브영 등 국내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해외에서도 유통망을 넓힐 계획이다. 모다모다는 미국 전역에 19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타겟, ABC마트 등 5개 대형마트에 입점해 판매 채널을 확장했다.
화장품 업계 1, 2위를 다투는 아모레퍼시픽도 염색샴푸 ‘려 블랙샴푸’ 출시를 앞두고 있다. 브랜드 려는 오는 14일 이마트에서 사전 출시를 앞두고 체험단을 모집했다. 선착순 1000명의 신청을 받았고, 이 가운데 100명을 제품 품평단으로 선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모다모다 샴푸의 위해성 논란을 고려해 식약처 고시 성분만을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술력으로 두피 자극과 모발 손상 부담을 줄였다는 걸 내세운다.
국내 중소브랜드 토니모리의 프리미엄 기능성 브랜드 ‘튠나인(Tune9)’도 지난달에 염모 기능성을 갖춘 새치 샴푸를 내놓았다. 새롭게 선보이는 ‘내추럴 체인지 컬러샴푸’는 다른 염색샴푸와 마찬가지로 머리를 감기만 해도 새치 염색 효과를 내고 두피·모발케어도 가능한 고기능 헤어 토탈케어 제품이다.
화장품 업계는 잇단 염색샴푸 출시를 계기로 시장이 커진다고 기대한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염색샴푸 시장이 견고하게 형성돼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염모제품 시장의 규모는 2019년 290억 달러(약 36조원)에서 2023년 420억 달러(약 52조원)로 4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염색샴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건강한 머릿결을 유지하면서 염모 기능성도 있는 제품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