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의 ‘뉴 카카오’… 신뢰 회복·해외 시장 정조준

입력 2022-04-07 04:03

카카오가 ‘지속가능 성장’에 초점을 맞춘 출사표를 던졌다. 경영진 주식 매도, 골목상권 침해 등을 겪으며 떨어진 대외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상생’을 내걸었다. ‘내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대대적인 ‘해외 공략’도 선언했다. 보유한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재 1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30%대로 끌어올린다는 게 목표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의 김성수·홍은택 공동 센터장과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생안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최근 기업가치와 대외 신뢰도가 추락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30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앞서 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 등 경영진 8명은 지난해 12월 900억원대 주식을 단체로 팔아치우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우선 카카오는 6개 분야로 나눠 5년간 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파트너들이 디지털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 및 지역 파트너(1000억원),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550억원), 공연 예술 창작자(150억원),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500억원), 스타트업 및 사회혁신가(200억원), 지역사회·이동약자·디지털 약자(600억원)를 지원한다.

카카오는 소상공인이 카카오톡 채널로 단골을 확보하고 모바일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소신상인 프로젝트’를 올해 상반기 안에 시작한다. 창작자들이 지속가능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5년간 최소 100억원을 출자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창작지원재단(가칭)’도 세운다. 홍 공동센터장은 “상생은 카카오가 성장하는 데 있어 해나가야 하는 미션이 아닌 필수적인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카카오는 ‘내수’ 꼬리표를 떼고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큰 그림’을 밝혔다. 새로운 사업을 발굴·진행하고, 해외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공략의 무기로는 게임, 메타버스, 대체불가능 토큰(NFT)을 지목했다. 카카오픽코마를 통해 프랑스 등의 유럽 시장에도 발을 들일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해 미국은 물론 아세안, 중화권, 인도 시장에서 웹툰·웹소설 플랫폼 사업도 본격화한다. 김 공동센터장은 “3년 안에 해외 매출 비중을 30%로 확대하고, 올해 카카오 공동체 해외 매출을 전년 대비 40% 이상 끌어올리겠다.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시너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에서 진행하고 있는 메타버스 신사업의 구체적인 그림은 공개하지 않았다. 남궁 대표는 “비욘드 모바일에 해당하는 주요 사업인 메타버스의 경우 구상을 구체화해 추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의 사업이 ‘문어발식 확장’에 가깝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센터장은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 134개 중 80개가 엔터와 게임 제작 파트너들로 국내 창작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여러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확산시키기 위해 인수했다”며 “향후 경영 효율화 과정을 거쳐 올해 말 100개 수준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