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서울시장 경선 후보등록 공식화… 친문 “내로남불”

입력 2022-04-07 04:07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정식 등록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 측은 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민주당 중앙당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정식으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전 대표가 지난 1일 주소지를 서울로 옮긴 데 이어 서울시장 경선 참여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과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세지면서 당 내홍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등 본격적인 출마 채비에 나섰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송 전 대표 전략공천에는 반대해도 출마 자체에는 긍정적인 서울 의원이 꽤 있다”며 “출마에 우호적인 8~9명과 만나 경선 방식 등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 20여명은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었다.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송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하면서 내부 갈등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이날 친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의 이사진인 도종환 강병원 고영인 김영배 김종민 의원 등 13명이 입장문을 내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송 전 대표는 대선 기간에 ‘86세대 용퇴론’을 언급하면서 차기 총선 불출마라는 정치선언을 했다”며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시험대가 될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오판은 자칫 당 전체를 오만과 내로남불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당내 86그룹 인사들의 잇단 정계 은퇴 선언도 송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는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퇴장한다”고 밝혔다.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최 전 수석은 86그룹의 대표적 인물이다.

지난달 21일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처럼 86그룹 인사들이 새로운 시대를 강조하며 물러나고 있는 것은 송 전 대표에게 출마 포기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