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킨 한국의 맛, 미국선 못보던 맛… 큰 호응”

입력 2022-04-07 04:07
윤홍근 제너시스 비비큐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경영철학 등을 밝히고 있다. BBQ 제공

“한식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해요. 한국인의 손으로, 한국인의 입맛으로, 한국의 브랜드, 이게 한식입니다. 전통음식의 틀에 갇히지 않아야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겁니다.”

윤홍근 제너시스 비비큐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비비큐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BBQ는 2007년 미국에 처음 진출해 ‘K치킨’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을 포함해 뉴저지, 캘리포니아, 텍사스, 하와이 등 18개주에 진출해 있다. 윤 회장은 BBQ가 미국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차별화된 한국의 맛’을 꼽았다. 그는 “프라이드 치킨은 미국에서 들어왔지만 ‘기름으로 튀기는 조리방식’을 도입했을 뿐”이라며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호응을 받는 것은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새로운 맛을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치킨을 두고 ‘융·복합한 맛’을 연구해 ‘한식’으로 구현했다는 점을 역설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우리나라는 1500여개의 치킨 메뉴를 갖고 있다. BBQ 치킨대학 산하에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이 있다. 여기에서 치킨만 연구하는 사람이 40여명이다. 세계 음식문화를 연구하면서 새롭게 한국의 맛을 내기 위해 힘쓰니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윤 회장은 자신이 쏘아 올린 ‘치킨값 3만원’에 대한 얘기도 털어놨다. 윤 회장은 지난달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치킨(가격)은 2만원이 아닌 3만원 정도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치킨값 3만원 시대가 열리는 것이냐”는 불만이 나왔고, 소상공인들은 “치킨값 3만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라며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윤 회장은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치킨값을 3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는 “치킨 원재료 값을 계산할 때 약 1.6㎏인 닭 1마리 가격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생닭 1㎏ 가격으로 생각해서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생닭 1마리 가격은 도계비용까지 고려하면 4500원 정도”라고 했다. 여기에 치킨 60~75마리를 튀기는 데 필요한 기름이 12ℓ가량이고, 마리당 투입하는 식용유나 올리브유 가격까지 감안하면 한 마리를 튀기는 데 기름값으로 약 3000원이 든다고 한다. 원·부자재 비용에 임대료, 인건비, 세금 등을 감안해도 치킨 한 마리에 1만8000원을 받아서는 “너무 남는 게 없는 장사”라는 설명이다. 배달료가 5000~6000원 이상씩 붙으면 손해를 보면서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BBQ는 4년 동안 가격을 동결해 왔다.

윤 회장은 “생닭 1㎏짜리 가격만 생각하고 10배의 이익을 남긴다고 하면 오해가 너무 깊은 것”이라며 “본사에서는 노력해서 원가를 절감하고 비용을 감축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사뿐 아니라 모두가 상생을 위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업은 브랜드 가치가 걸린, 무형의 지식산업”이라며 “서비스업이 활발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겠다”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