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3파전 압축… 원희룡·나경원도 검증 ‘입각 유력’

입력 2022-04-07 04:02

윤석열정부 첫 내각 인사에 대한 막판 검증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배수 후보군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경제부총리 자리를 놓고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나경원 전 의원도 장관 인사 검증 대상에 포함됐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각 부처 장관 후보군을 2~5배수로 추려 인사 검증팀에 전달했다.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윤 당선인에게 보고해 후보자를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검증이 철저하게 진행되면서 인선 발표 시기는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6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보고서가 와야 (장관 후보자가) 낙점이 되고 그럴 것 아니냐”며 “아직 경제부총리 관련 후보들 검증 보고서가 한 명도 안 왔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을) 꼼꼼하게 하니까 늦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인사는 “특정 언론에서 보도되는 인사 기사들은 오보”라며 “검증보고서가 아직 오지 않은 부처가 많아 인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우리도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이 인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경제 라인과 안보 라인 인선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모습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당선인이 기용할 경제 관료는 추 의원과 최 전 차관, 김 교수가 포함된 5명이 모두 검증을 받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박근혜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원내수석부대표 경험도 있다. 이 때문에 야당과 예산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경제부총리 적임자로 평가된다.

최 전 차관도 경제 관료 출신이다. 현재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박근혜정부 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기재부 1차관을 역임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농협대 총장으로 재직해 왔다.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인 김 교수는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 출신이다.

추 의원, 최 전 차관, 김 교수는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장, 대통령 경제수석 등 경제 라인 요직에 나눠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과외 교사’로 불리는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이 유력하다. 김 전 차관은 윤 당선인과 대광초등학교 동창이다. 현재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외교부 장관은 국민의힘 박진 의원과 조태용 의원 2배수로 좁혀졌다. 통일부 장관에는 윤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서 대북 정책 공약을 담당한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이 물망에 올라 있다.

국방부 장관에는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 등 윤 당선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예비역 장성들이 거론된다.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종섭 예비역 육군 중장도 후보군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장의 후보군도 좁혀진 상황이라고 한다. 역대 국정원장에 대통령 측근이 임명돼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던 점 때문에 국정원 출신 인사나 대북 전문가가 발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6·1 지방선거를 관리하는 주무 부처인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에는 현역 정치인을 기용하지 않는다는 기조하에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에는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 강남일 전 대전고검장과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장관으로는 인수위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 전 지사,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거론된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비례대표 의원이어서 행안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될 경우 의원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라 있다.

원 전 지사는 행안부 장관 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군에는 김경환 전 국토부 1차관이 우선 거론된다. 김 전 차관은 윤 당선인 대선 캠프에서 부동산 공약을 설계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2개 부처 장관 후보군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을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이라며 “검증 작업이 꼼꼼하고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어 예상보다 발표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안배나 여성 할당 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실력 위주의 인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동성 손재호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