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현 정부 임기 말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였다. 공정위 수뇌부는 논란이 일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내부 단속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조 위원장은 미국 워싱턴DC 출장 중이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DOJ) 반독점국 공동주최로 열리는 경쟁당국 수장간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회의가 개최 직전 대면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면서 굳이 출장길에 올랐어야 했느냐는 비판에 휩싸였다. 공정위는 회의 관련 해외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여파이며, 현지에 도착해서야 주최 측으로부터 비대면 회의 변경 통지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출장이 연일 논란이 되자 공정위는 지난 5일 회의 관련 보도참고자료를 추가로 배포하기로 했다. 그런데 돌연 이날 오전 보도참고자료 보도 계획을 다시 취소했다. 공정위 대변인실은 “양자협의 보도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해 자료 배포를 부득이 취소하게 됐다”며 “자료 배포를 취소하게 된 것에 대해 기자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리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빈손 출장’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섣부르게 보도자료 배포 계획을 밝혔다가 다시 이를 번복하는 우왕좌왕 행보를 보인 셈이다.
공정위는 또 출장 관련 안팎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내부 직원들에게 “위원장 해외 출장 관련 언론 취재 시에는 대변인실로 대응 창구를 일원화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부 단속용 공지를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조 위원장이 향후 감사 대상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임기 말 고위공직자의 외유성 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감사원이 자체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