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서 우승컵 들고 마무리”… 양효진, 연봉 깎으며 잔류

입력 2022-04-07 04:07

여자배구 현대건설이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양효진(사진) 등 선수 4명과 모두 재계약한 것을 끝으로 V리그 여자부 2022년 FA가 마무리됐다.

양효진은 코로나19로 놓친 우승에 재도전하기 위해 연봉 2억원을 삭감하며 잔류를 택했다. 이번 FA는 이적이 단 1건으로 조용했지만, 내년 FA에는 거물급 선수가 대거 시장에 나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6일 양효진(센터) 고예림(레프트) 이나연(세터) 김주하(리베로)와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목이 집중된 건 ‘연봉킹’ 양효진이다. 양효진은 계약기간 연봉 5억(연봉 3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 계약기간 3년으로 총 15억원에 재계약했다. 기존 연봉 7억원(연봉 4억5000만원, 옵션 2억5000만원)보다 낮다.

양효진은 타 구단에서 기존의 최고 연봉 대우를 제안받았지만 현대건설 잔류를 택했다. 그는 “두 번이나 우승컵을 들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커서 다시 도전하고 싶었다”며 “늘 최고 대우를 해준 구단이다. 데뷔 때부터 뛰었던 팀에서 은퇴 전 우승컵을 들고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2007년 현대건설 입단 후 15년간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연봉 삭감 덕분에 보수(샐러리캡 18억원, 옵션캡 5억원) 여유가 생기면서 다른 선수 3명과 FA 재계약에 성공했다. 고예림은 3년 총 8억1600만원(연봉 2억2000만원, 옵션 5200만원), 이나연은 3년 총 4억9500만원(연봉 1억원, 옵션 6500만원), 김주하는 2년 총 1억7000만원(연봉 7000만원, 옵션 1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번 FA시장은 다소 조용했다. 세터 이고은이 한국도로공사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옮긴 것을 빼면 모두 잔류다. 현대건설 등 리그 상위권 구단들은 ‘집토끼’를 지키며 전력 이탈을 막았다. 정규리그 2위 한국도로공사는 V리그 3연속 리시브·디그·수비 1위 임명옥에 리베로 최고 대우(연봉 3억원, 옵션 5000만원)를 보장하며 일찌감치 재계약했고, 3위 GS칼텍스는 국가대표 세터 안혜진과 에이스로 거듭난 유서연을 붙잡았다.

IBK기업은행은 국대 레프트 표승주를 비롯해 신연경 최수빈을 잡았다. 흥국생명은 세터 김다솔과 KGC인삼공사는 레프트 고민지와 재계약을 마쳤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2023년 FA 예상 선수는 총 22명이다. 각 구단에 ‘대어’ 선수들이 포진돼 있다. 도로공사는 정대영 배유나 박정아 문정원 전새얀 등 팀 주전이 대거 포함됐다.

IBK기업은행은 V리그 최고 스타 김희진과 김수지, KGC인삼공사는 한송이와 염혜선이 FA로 나온다. GS칼텍스는 오지영 문명화 한수진, 현대건설도 김연견 황민경 황연주 등이 풀린다. ‘큰손’ 페퍼저축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는 새 사령탑을 늦어도 다음 주에는 발표할 계획이다. 인삼공사는 이영택 전 감독과 2년 계약이 만료됐으나 재계약하지 않고 새 감독을 물색 중이다. 면접 후보군은 국내 감독 6명, 외국인 감독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