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에게도 선교지에서의 일상이 있다. 사명자이기 이전에 인간으로, 신앙인으로 겪는 평범한 고민도 적지 않다. 치과의사인 남편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둔 저자에게 소명이 깃든 건 1994년이었다. 선교 훈련을 받은 뒤 저자의 가족은 우크라이나와 몽골을 거쳐 말라위에서 평신도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다. 책에는 선교사라면 가졌을 소박하지만 깊은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다. 꾸밈없이 솔직하다. 선교사 정체성부터 동역자 현지인 가족 간 갈등, 자녀 문제, 멤버케어와 은퇴 등 생생한 고민을 그린 선교 이론서이기도 하다. ‘선교를 모르고 선교하다니’ ‘선교의 꽃은 교회개척인가’ ‘사람이 제일 어렵죠’ ‘선교사 부부도 갈등이 있다’ ‘아내에게도 물어봐 주세요’ ‘다 포기해도 자식만은 포기가 안 되기에’ ‘제3 문화의 아이들’ ‘뼈를 묻지 마세요’ ‘위험한 안식년, 환영받지 못하는 선교사’ ‘대책 없는 은퇴 선교사가 몰려온다’ 등 선교의 일상을 기록했다. 선교사만 파송하면 복음의 결실이 주렁주렁 달릴 것으로 생각하는 교회, 목숨 걸고 사역해 선교지를 성시화하겠다는 바람만 지닌 선교사들이 봐야 할 책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