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18억원 고액 보수’ 논란에 휩싸였다.
박근혜정부 당시 총리에 지명됐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과도한 수임료 문제로 낙마한 전례가 있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내부에서 긴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를 겨냥한 ‘인사청문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면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한 후보자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청문회에서 하나도 숨김없이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한 후보자의 고액 보수 논란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고, 국민에게 실질적 보탬이 되는 역량과 지혜로 국정을 끌고 갈 수 있는 (한 후보자를) 총리 적임자로 내정했다”고 감쌌다.
쟁점은 한 후보자가 김앤장으로부터 받은 보수가 적절했는지 여부다. 한 후보자는 2017년 12월부터 4년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말까지 3년간 매년 5억원을, 2021년부터 최근까지는 3억원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 눈높이에서는 과도한 보수로 인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법률가도 아닌 전직 고위 관료가 김앤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국민은 의아해한다”면서 “김앤장으로부터 받은 월 3500여만원이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 도덕과 양심의 기준에 맞는지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후보자가 에쓰오일에서 약 12개월간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보수로 약 8000만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후보자가 과거 미국계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과정에 관여됐다는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는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에서 2002년 11월부터 8개월간 고문으로 재직했다.
론스타는 정부가 2003년 매각한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뒤 다시 되팔아 4조원대 차익을 남겼다. 시민단체 투기자본센터는 “(한 후보자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을 은폐한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여의도 당사에서 만나 향후 국정 운영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