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 취소가 5일 결정됐다. 부산대가 지난해 8월 24일 조씨의 입학을 취소하는 예비행정처분을 내린 지 7개월여 만이다. 지난 1월 27일 대법원이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 재판에서 딸 조씨의 7대 스펙이 허위라고 결론을 내렸음에도 대통령 선거 후에야 결정을 내린 것은 신구 권력의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 한 게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자며 입학 취소 여부 결정을 차일피일 미뤄온 고려대도 한영외고에서 조씨의 고교 학교생활기록부를 수정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곧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사립 명문을 자처해 온 고려대는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들까지 나서 자유, 정의, 진리라는 교훈이 부끄럽지 않으냐고 비판하는 이유를 곰곰이 되새겨 보기 바란다.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사필귀정으로 결론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 사건을 포함한 조국 사태는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 행동이 결국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국민들이 목도하도록 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2019년 당시 여권의 대선 주자로 꼽혀온 조 전 장관이 법무장관직을 사퇴하고 부인 정씨가 사법처리되는 가족 비극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사건을 지휘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결국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해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게 됐다. 여당에서 보면 혹독한 대가를 치른 셈이다.
조씨가 최고 전문직인 의사 자격마저 박탈될 위기에 놓인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모 찬스’에 의존해 ‘스펙 단추’를 잘못 꿴 결과임을 깨닫기 바란다. 개천에서 용날 일 없는 현실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에서 권력층 자제들이 상상 이상의 편법과 부모 찬스를 동원해 자신들을 밟고 올라설 때 같은 또래 젊은이들이 느꼈을 박탈감을 상상해보라. 그 박탈감은 이제 이 사건이 잉태한 공정과 상식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 발현으로 치유해야 한다.
[사설] 부산대 조민 입학 취소, 공정과 상식을 다시 생각한다
입력 2022-04-06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