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권 의원은 “당선인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할 말은 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력 경쟁자였던 김태흠 의원은 6·1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도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윤 당선인이 직접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의원은 ‘윤핵관’을 견제하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원내대표 경선이 ‘윤핵관’ 대 ‘비핵관’ 구도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윤석열정부 초기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권 의원 추대론도 제기되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수직적 당청 관계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바로 권성동”이라며 “저는 제왕적 대통령 시대를 종식하겠다는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실현하고,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인과 인간적인 신뢰 관계가 있고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 제가 (원내대표를) 하는 것이 원활한 당정 관계를 위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하에 출마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서 ‘윤핵관’ 원내대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권 의원은 당선인과의 신뢰 관계를 앞세워 정면돌파에 나선 셈이다.
권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이 김태흠 의원의 충남지사 선회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접는다”며 “당 지도부로부터 충남지사 출마 요청을 받고 당혹스럽고 고민스러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4일 김 의원에게 충남지사 출마를 요청했다. 윤 당선인도 김 의원을 직접 대면한 자리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충남지사 승리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지역 3선인 조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출마 선언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정부를 위해서, 새로운 정치를 보기 원하는 국민을 위해서 저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누구와 가까우니까 유리하다, 힘 있는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고장 난 녹음기처럼 지루하게 들어온 논리”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권 의원을 겨냥해 “그런 네이밍(윤핵관)이 훈장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문고리 3인방’ ‘십상시’처럼 순식간에 주홍글씨로 바뀔 수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조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당 일각에선 물밑 설득을 통해 권 의원을 합의 추대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김은혜 의원은 당선인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경기지사 도전에 나선다. 그는 이날 당선인 대변인으로서 마지막 브리핑을 하며 “이른 시일 내에 제 결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후임 대변인은 배현진 의원이 맡게 됐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