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이 되면 전 세계 상위 프로골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꿈의 무대’인 마스터스 골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들 중 단 한 명, 우승자만 마스터스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입을 수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10야드)에서 열린다.
마스터스가 ‘꿈의 무대’로 불리는 것은 PGA 프로선수조차 초청장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최 측이 정한 기준에 따라 초청장을 발송하는데,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 초청장을 받기 위해선 역대 우승자, 전년도 상금랭킹 30위 이내, 대회 직전까지 세계랭킹 50위 이내 등 10여 가지 조건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른 메이저대회에 140명 정도가 출전하는 것과 달리 90명 안팎의 선수만 초청받아 출전한다.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가장 잘하는 선수만 모인다고 해 ‘명인 열전’이라는 별명도 있다. 이경훈(32)은 지난해 PGA 투어 첫 우승 후 “꿈에 그리던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다. 엄청난 선물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스터스는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재킷은 1937년 대회 때 마스터스 기간 중 밀려드는 갤러리와 회원을 구별하기 위해 만들었다. 초반에는 색감 등을 이유로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마스터스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다. 처음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힌 건 1949년 샘 스니드가 우승했을 때다. 지금은 챔피언이 1년간 재킷을 가져갔다가 반환하는 게 전통이 됐다.
‘천상의 골프장’으로 불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것도 마스터스만의 특징이다. 오거스타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골프장 중 하나다. PGA 선수 중에도 오거스타의 그린을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한 이가 수두룩하다. 오거스타에선 11~13번 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선수들 입에서 “아멘”하는 탄식이 흘러나올 정도라고 해서 ‘아멘 코너’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번 대회에선 아멘 코너가 더 어려워진다. 주최 측은 11번 홀을 기존 505야드에서 520야드로 15야드 늘리고 나무도 더 심었다고 밝혔다. 버디를 주로 잡던 15번 홀도 530야드에서 550야드로 늘렸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비롯해 욘 람(스페인) 콜린 모리카와(미국) 등 상위 랭커 10명이 모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챔피언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2연패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로는 이경훈 김시우(27) 임성재(24) 3명이 출전한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마스터스 파워랭킹 1위로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를 선정했다. 2위에 저스틴 토마스(미국), 3위에 욘 람이 이름을 올렸다. 2년 전 준우승했던 임성재는 파워랭킹 20위에 올랐다. PGA 투어는 임성재에 대해 “지난 2달간 경기력이 특출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번 주 날씨가 임성재가 준우승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