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에서 이과 수험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시작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의 학습 효과 때문인데, 문과 수험생이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로는 대입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과 수험생이 수학 성적의 상대적 우위를 바탕으로 문과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지난달 24일 시행된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결과를 분석해 4일 발표했다. 전국 81개 고교 3학년 1만9471명의 가채점 결과를 취합한 내용이다. 그 결과 수학 영역에서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선택한 비율은 51.74%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모의평가 44.25%보다 7.49% 포인트 상승했다. 이과 선택과목인 기하는 10.91%에서 5.89%로, 문과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는 44.83%에서 42.37%로 감소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고득점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미적분으로 수험생들이 몰린 것이다.
이과형 수학 선택과목인 미적분 혹은 기하를 선택해 응시한 비율은 55.16%에서 57.63%로 증가했다. 문·이과 수험생들이 서로 다른 수학 시험을 치르고 성적도 별도로 산출했던 과거에는 문과와 이과 선택 비율이 6대 4 수준이었는데 통합형 수능 도입으로 역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에서 통합형 수능이 문과생에게 불리하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문과 상위권 상당수가 이과형 수학으로 갈아탔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아직 선택과목 변경을 하지 않은 수험생의 경우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회는 “수학의 경우 학습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 대부분의 학생이 이미 지난 겨울방학부터 선택과목에 대한 학습을 진행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3월 학평에서 나타난 경향성은 올해 수능에서도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