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입은 농어민들 ‘CPTPP 가입 반대’ 삭발시위

입력 2022-04-05 04:08
연합뉴스

임기를 한 달여 남긴 문재인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에 속도를 내자 농어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9개 농어민 단체로 구성된 ‘CPTPP 저지 한국 농어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총궐기 대회(사진)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비대위는 “농어민 생존권과 5000만 국민 먹거리 안전을 사수하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농어민들이 CPTPP 가입 추진에 결사반대하고 나선 것은 농축수산물 경쟁력 때문이다. CPTPP 회원국인 11개국 간 농축수산물 관세 장벽은 거의 허물어졌다. 농산물만 보면 관세가 없거나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품목 비중을 뜻하는 ‘농산물 자율화율’이 96.3%에 달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포함해 이미 발효된 18개 자유무역협정(FTA)의 농산물 자율화율(72.3%)보다 24.0% 포인트나 높다. 축산물이나 수산물도 상황이 엇비슷하다. 농어민들은 생계 위협을 느낄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CPTPP에 일본이 가입돼 있다는 점도 반발을 부르는 한 요인이다. 원전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산 농식품 수입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비대위 주장이다. 비대위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