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 지명이 유력한 추경호(사진) 국민의힘 의원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29회인 홍남기 부총리보다 공직 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행정부 출신 역대 부총리를 보면 박근혜정부 첫 부총리였던 현오석 전 부총리는 14회, 최경환 전 부총리는 22회, 문재인정부 김동연 전 부총리는 26회로 비교적 순서가 지켜졌다. 추 의원이 부총리로 지명된다면 다시 선배 기수로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 된다.
기재부에서는 추 의원 입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많다. 1차관으로 일할 때도 후배들에게 신망이 높았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할 때도 기재부 입장에서 우군 역할을 해줬다는 평가다. 기재부 한 공무원은 4일 추 의원에 대해 “야당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예산안 심사 등 현안에 있어 정부와 야당의 소통 가교 역할을 해줬다”며 “기재위에서 호되게 혼내다가도 따로 기재부 후배들을 만나면 사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이명박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20·21대 국회에서 기재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최상목(사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홍 부총리와 동기인 최 간사는 ‘29회 에이스’로도 불렸다.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했고, 추 의원에 이어 2016년 기재부 1차관을 지냈다. 다만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던 당시 국정농단 사태로 특검 조사를 받는 등 연루된 이력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정부에서 예산실 출신이 승승장구했던 것과 달리 정책국 출신이 하마평에 오르는 것도 새 정부의 특징으로 꼽힌다. 추 의원과 최 간사는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평가된다. 김동연 전 부총리, 홍남기 부총리로 대표되던 현 정부의 예산 라인이 저물고, 기획·정책 라인이 주요 역할을 하면서 종합적인 경제 정책을 구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