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첫 내각 인사 검증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내 주요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국민의힘 박진 의원과 조태용 의원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 조각과 관련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경제, 사회, 산업 파트 등으로 나눠 책임 있게 일할 분들에 대해 추천과 검증 동의를 받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선(先) 조각, 후(後) 조직개편’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단 현 정부의 내각 시스템을 유지한 채 조각을 단행한 이후 부처 조정에 나섬으로써 국정 공백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기조하에 인수위는 새 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막판 검증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인수위는 문재인정부 기준 18개 부처 가운데 환경부 등 두세 곳을 제외한 약 15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내부적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3배수로 좁혀진 후보군에 대한 최종 검증 작업만 남았다는 게 인수위 측의 설명이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취재진과 만나 “일단 (모든 부처 장관 후보자를) 다 리뷰했다. 다만 정식 검증 절차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검증을 마친 장관 후보자를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장 실장은 “한 후보자와 협의해 발표 날짜와 방식을 정할 예정”이라며 “검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족족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상대적으로 검증 속도가 빠른 외교라인 인사부터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박진 의원과 조태용 의원을 2배수로 올려놓고 막판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통’인 박 의원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4선 의원이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조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역임했다.
윤 당선인이 당내 ‘외교통’인 두 의원을 외교부 장관 후보로 압축한 것을 놓고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삼각 공조 재건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둘 중 누가 장관을 맡더라도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문재인정부와는 180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부총리 인선도 관심사다. 윤 당선인은 경제부총리 인사에 대해 “아주 늦지 않게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 후보자로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거론된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공직 제안을 최종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이상헌 강보현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