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대상 코로나19 감염 후 후유증 연구는 상대적으로 더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성인은 국내외 연구를 통해 장기 후유증의 증상이나 발병률이 조금씩 드러났지만 아이들의 ‘롱 코비드’(코로나19 장기 후유증)에 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지난 2월 사설에서 “어린이도 성인처럼 장기 후유증을 겪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며 학계 관심을 촉구했을 정도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렸던 어린이는 성인과 유사한 피로감, 두통, 불면증, 집중력 저하,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연구가 부족해 어린이 롱 코비드 발병률이 적게는 1%부터 많게는 51%까지 예측되는 등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우리 방역 당국도 그간 몇 차례 공개한 코로나19 후유증 조사에서 소아·청소년 현황을 별도로 내놓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 감염후 발생한 다기관염증증후군(MIS-C) 사례가 일부 보고됐을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성인의 롱 코비드 정의를 마련하면서 소아·청소년 장기 후유증을 따로 정의하진 않았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아동보건연구소 연구팀이 국제 전문가 120명과 합의를 거쳐 지난 2월 국제학술지 ‘소아질환 기록’에 어린이 장기 후유증의 정의를 처음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코로나 양성 반응이 계속해 나타나는 경우, 신체·정신·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 학교나 가정생활의 일부 측면을 방해하는 경우, 최소 3개월 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중 하나에 해당되면 장기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분류했다.
소아·청소년 후유증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려면 부모들의 협조가 관건이다. 대부분의 아이들 증상을 부모 설명에 의존해 판단하거나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하다 보니 연구가 더디거나 충분한 자료를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백신 접종이 더딘 어린이 감염자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관련 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