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출범 1년 6개월을 지나면서 문화사업과 영덕만의 고유한 정신적·인문적 가치 실현 사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20년 9월 출범 당시 1개팀 3명에 불과하던 직원은 4개팀 1사업단, 20여명으로 확대됐다. 예산 규모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덕문화관광재단은 올해 영덕군 예주문화예술회관 등 6개 시설 운영을 위탁받으면서 내부적으로 조직 정비와 안정화에 힘쓰고 외부적으로는 정부 공모사업과 문화관광 브랜딩 전략 추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마케팅 역량 강화
재단은 사업규모 확대에 따라 2021년 ICT와 e커머스 전문가를 영입해 홍보마케팅팀을 새로 구성했다. 전국적으로 홍보마케팅 전담팀이 꾸려진 문화재단은 손에 꼽을 정도다. 홍보팀은 재단 홈페이지와 축제포털을 공공 클라우드로 이관하고 통합ID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온라인마케팅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 영덕 대게축제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개최해 오프라인 축제의 돌파구를 찾기도 했다. 온라인 축제 참가자는 30만명을 기록했다. 지역수산물가공업체와 함께 개발한 영덕 대게라면밀키트 3700개를 완판하며 28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영덕 대게축제는 올해 경북 최우수 축제에 선정돼 사업비 7600만원을 확보했다. 재단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유관 재단으로부터 메타버스 축제 개최 방안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군민의 생활 속에 품격 있는 문화를 담아내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지역문화활력촉진지원사업과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 등 올해 23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풍성한 문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지역단체와 협력해 주민 문화활동가를 양성하고 생활문화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지역단체와의 신뢰 구축에 힘쓴 재단의 노력은 지역형 생활문화활성화 시범사업에서 결실을 맺었다. 고래산권역 영농조합법인, 인량 토닥토닥공동체, 영덕생활문화센터 등 10여개 단체가 참여한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군 전역에서 추진돼 군민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문화도시마중물사업 등 문화도시 관련 30여개 사업은 군민 4000여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영덕청년문화지도 ‘영덕콩닥 핫플맵’ 사업에 22명의 지역 청년이 참여해 맛집 등 영덕의 핫플레이스를 개성 만점의 디자인북으로 펴냈다.
우수 공연 유치 등 프로그램 풍성
지난해는 이순재, 손숙 씨 등 베테랑 원로배우가 출연한 연극 ‘장수상회’ 등 20여개의 공연작품을 선보여 군민의 문화 갈증을 해소했다. 관람객 5000여명, 공연 수익은 4000여만원을 기록했다.
예주생활문화센터에선 상·하반기 19개 강좌가 열렸고 전문교육을 받은 주민 18명이 하우스어셔(안내원)로 활동하며 관람문화도 개선했다. 지역예술동호회에 전문강사와 공연기회를 제공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 프로그램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영덕교육지원청과 협력해 영해중학교와 창수중, 강구중, 남정중 등을 직접 찾아가 연극 ‘신선한 세상’ 음악극 ‘첫사랑 프로젝트’ 등 4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650여명의 학생이 관람했다.
올해는 200여명의 예술인이 참여하는 야외 국제환경연극제와 군민극단에서 신돌석 장군 연극을 창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10월에는 국제 웰니스 체험 페스타를 개최한다. 고래불국민야영장과 명상의 최적지로 각광받는 인문힐링센터 여명 등 지역 관광명소에서 열린다.
이희진 영덕군수 인터뷰
“영덕의 문화자산 적극 활용해 머물고 싶은 도시 만들 것”
“영덕의 문화자산 적극 활용해 머물고 싶은 도시 만들 것”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생활 속 품격 있는 문화생활이 중요합니다."
이희진(사진) 경북 영덕군수는 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 관광도시 영덕이 한 단계 더 변화하기 위한 '문화도시 영덕'의 비전을 제시했다.
문화도시는 지역문화의 변화를 전제로 하는데 1, 2년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군수는 "문화도시가 되는 데는 2가지 조건이 있다"면서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려있고 마을마다 옛부터 전해지던 전통이 녹아 있어야 한다. 또 고유한 정신적 가치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민관거버넌스 구축과 지역 활동가, 주민참여 등 복잡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군수는 영덕문화관광재단을 통해 문화도시 비전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5년 영덕관광문화재단 설립의 필요성을 영덕군의회에 보고하고 2018년 7월 재단설립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020년 재단창립까지 6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 군수는 "영덕만의 특색있는 문화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문화 전문가와 그에 맞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영덕의 문화적 자산을 적극 활용해 문화관광도시를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지역의 고유한 창의성, 독창성을 기반으로 한번 휙 둘러보는 도시가 아닌 그곳에 머물고 감성을 공유하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군수는 "지난 8년간 영덕의 미래를 위해 다른 도시들과 차별화를 이루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직접 소통해 왔다"면서 "영덕이 문화와 예술이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덕=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