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시장서 분투하는 엑시노스… 올해 중저가 점유율 확대 기대

입력 2022-04-04 04:06

삼성전자에서 자체 제작하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6.6%로 4위에 머물렀다. 퀄컴(37.7%), 미디어텍(26.3%), 애플(26%), 유니SOC(2.5%) 등 경쟁업체의 점유율은 2020년 대비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지난해 전 세계 AP 시장이 2020년보다 23% 성장한 308억 달러(약 37조6000억원)에 이르렀다는 걸 고려하면 감소세는 더 두드러진다.

SA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가 6년 만에 1억개 미만으로 탑재됐다고 지적했다. SA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퀄컴, 미디어텍, 유니SOC 등으로 주문을 옮기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올해는 중저가용 엑시노스 1280으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달리, 미디어텍은 중저가 시장에서 다진 입지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확대를 노리고 있다.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미디어텍 제품을 찾으면서 미디어텍 점유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88, 765, 750G 그리고 미디어텍 디멘시티 700이었다.

여기에 TSMC 4나노 공정으로 만든 플래그십 칩셋 ‘디멘시티 9000’은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삼성전자 엑시노트 2200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하반기 선보일 갤럭시 S22 FE(가칭)에 스냅드래곤이나 엑시노스 대신 디멘시티 9000을 탑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AMD와 협력으로 만든 엑시노스 2200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엑시노스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미디어텍의 경우 낮은 가격으로 원가 절감에도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갤럭시에도 탑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