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남 사천에서 비행훈련 중 공중충돌 후 추락한 훈련기 2대의 비행기록장치(DVAR·블랙박스)가 모두 수거됐다.
공군은 사천의 공군 훈련기 KT-1 충돌 사고 현장 수색 과정에서 추락한 훈련기 KT-1 2대의 DVAR을 수거했다. 수거된 DVAR은 KT-1 훈련기 조종석에 장착돼 전방 카메라를 통해 획득한 영상정보, 비행 중 교신하는 음성정보 등을 자동으로 저장하는 장치다. 훈련기의 비행 중 고도·속도·자세·방위 등 정보도 장치에 기록된다. 기존엔 KT-1에 음성기록장치만 장착돼 있었으나 2018년부터 DVAR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추락한 훈련기들의 DVAR이 수거됨에 따라 훈련기 2대가 왜 공중에서 충돌했는지 등 사고규명 작업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사천기지(공군 제3훈련비행단)를 이륙한 공군 KT-1 훈련기 2대의 추락사고로 비행교관 이장희(52) 교수와 전용안(49) 교수, 학생 조종사 차재영(23) 대위, 정종혁(24) 대위 4명이 순직했다.
이 교수는 1992년 공군사관학교 40기로 임관해 30년간 2900시간 이상의 비행경력을 가진 베테랑 조종사다. 전 교수는 공사 42기로 임관한 뒤 대통령 전용헬기를 조종할 만큼 뛰어난 비행실력을 자랑했던 조종사였다.
차 대위는 공사 생도시절 공사 철인3종 대회에 4년 연속 참가해 기록을 매년 단축하는 등 인재로 통했다. 정 대위는 생도 시절 중대장 생도 직책을 수행하는 등 리더십이 뛰어난 학생으로 평가됐다. 공군은 3일 “후배 양성을 위해 몸과 마음을 하늘에 바쳤던 진정한 조종사였던 이 교수와 전 교수, 조종사 삶을 꿈꾸던 장래가 촉망되는 정 대위, 차 대위는 동료는 물론이고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웠던 우수한 인재였다”고 전했다.
영결식은 4일 오전 10시 사천 제3훈련비행단에서 유족, 동료 조종사, 부대원, 공사 동기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엄수된다. 순직자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공군은 이번 사고 직후 신옥철 참모차장(중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정치권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저녁 빈소를 찾았고, 3일에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차례로 조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안 위원장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천=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