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뛰어든다. ‘쌍용차 상장폐기’ 우려까지 거론되는 만큼 속도전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금력이 관건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은 계열사 광림을 축으로 쌍용차 인수·합병(M&A)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쌍용차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구두로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광림은 이동식 크레인, 전기 작업차, 청소차, 소방차 등을 만드는 특수장비자동차 회사다. 완성차를 구입해 특장차로 개조해 판매한다. 2018년부터 정부 과제로 전기특장차를 개발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캐나다 업체와 전기·수소 특장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진출도 노리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스타항공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광림 관계자는 “특장차 사업을 하는 만큼 완성차 업체를 인수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계약 해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쌍용차는 서둘러 재매각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쌍용차는 법원에 오는 10월 15일까지 기업회생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현재 쌍방울그룹 외에 2, 3개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수자금이다. 쌍용차 부채를 갚고 경영 정상화를 이루려면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쌍방울그룹이 광림 외에 쌍방울, 아이오케이, 나노스 등의 계열사를 동원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한다. 쌍방울그룹의 연간 매출은 4400억 정도다. 에디슨모터스(약 900억원)보다 규모 측면에 크지만, 쌍용차를 품기에 부족하다는 시각이 많다.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법원에 쌍용차와의 계약 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 경우 쌍방울그룹은 에디슨모터스와 협력해 쌍용차를 인수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