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3% ‘쏙’ 빠졌다… 새 비만치료약 획기적 감량 효과

입력 2022-04-04 20:50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비만 치료약 승인으로 주목받은 ‘세마글루타이드’가 한국인 포함 아시아인에서도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시험결과가 나왔다. 평균 체중 변화율이 마이너스 13%로 지금까지 비만약 임상시험에서 두 자릿수 체중 감소율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이 약은 내년쯤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팀은 한국과 일본인 437명 대상으로 28개 병원에서 전기3상(3a)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7.0 이상 및 비만 동반질환 2개 이상, BMI 35 이상 및 비만 동반질환 1개 이상의 신체특징을 가진 이들을 세마글루타이드 주 2.4㎎투약군, 1.7㎎투약군, 위약군으로 나눠 68주차까지 신체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2.4㎎ 투약군의 82.9%에서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고 평균 체중 감소율은 13.2%였다. 복부 내장지방도 40%나 줄었다. 이는 위약군은 물론 주 1.7㎎투약군에 비교해서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였다. 이상반응 비율은 2.5% 수준에 그쳤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장관 호르몬 ‘인크레틴’에 작용해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늦추고 뇌시상하부의 식욕중추에 작용해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를 일으킨다. 임 교수는 4일 “기존에 당뇨병 치료제로 쓰였던 만큼 혈당 강하는 물론 심장수축 기능 향상 등 다양한 이점도 갖고 있다”며 “국내에 들어오면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질환을 종합적으로 치료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랜싯 당뇨병-내분비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