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한국 정치는 불필요한 이념 논쟁과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적대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로를 공격하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청년들은 최선의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차악의 후보자에게 표를 던지는 모습이었는데, 그들은 진정한 존경심으로 나라의 지도자들을 바라보며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권좌를 누렸던 사람들은 그 임기가 끝나기 무섭게 한 번쯤 감옥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 관행이 된 듯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최고 권력자는 가장 부러움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비참한 자리에서 선망이 아닌 모두의 질시를 받게 됐습니다. 이야말로 한국 정치의 부정적 단면입니다. 지도자들의 몰락은 그 이유가 진실에 의한 것이든 가짜 뉴스에 의한 것이든 지도자 당사자들이나 국민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습니다.
지도자는 가장 앞자리에 서서 본을 보이며 서로가 서로의 인격을 세워주고 공동체를 회개와 용서, 화해와 일치의 화목한 모습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최근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나란히 앉아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봤습니다.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조지 H 부시, 지미 카터, 버락 오바마 등 전임 대통령들이 한 줄로 앉아 있는 정말 부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저들이 대통령의 신분을 가졌다는 자들이기에 부럽다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대표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서로 배려하고 아껴주는 저들 얼굴의 미소가 부러웠습니다. 이제 우리 한국 정치사에도 사이좋은 미국 대통령들의 사진처럼 그렇게 보기 좋은 그림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현대 사회에서 특히 과학이 우상의 자리에까지 올라 있는 풍토에서 교회는 힘을 잃고 관심 밖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신비의 장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영의 세계를 믿지 않는 저들에겐 도저히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기에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교회가 힘을 잃은 이유 중 하나는, 세상에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기적 같은 일들이 교회 안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초대 교회는 이러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성령을 받아 예수의 심장을 가진 이들은 이제 더는 자신들을 위해 살지 않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 복음 그리고 십자가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내 이웃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고 ‘거듭난 자의 삶’으로 살아가는 표지를 삶 속에서 부활의 증거로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삶의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영생의 천국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소망의 삶 자체가 기적과 같은 신비한 세계였습니다.
세상이 따라잡을 수 없는 놀라운 그 무엇이 교회가 아니고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이어서 그 신비감으로 교회를 기웃거려야 하는데, 세상과 하나도 다를 것 없이 그저 그러한 곳이 교회라면 사람들은 교회를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입니다. 세상과 다르게 교회만이 가질 수 있고 나타낼 수 있는 것이 교회에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십자가의 사랑입니다. 십자가가 사랑이며 능력으로 역사하는 것임을 믿을 수 있다면, 또 믿기 시작한다면 그는 이미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받은 자입니다. 이제 이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들이 됩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조규남 원로목사(파주 행복교회)
◇조규남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파주 행복교회를 개척해 30년 가까이 시무하고 지금은 원로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