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일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현 상황을 전시(戰時)에 비교하며 사회 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간담회에서 “지금은 총으로 싸우는 전시는 아니지만 국제적인 위기와 국내적인 정치 경제 사회 위기들은 사실 전시와 다를 바 없다”며 “특히 코로나 위기 같은 것은 힘들게 사는 분들에게는 전쟁과 다름없는 큰 고통을 수반하는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합당한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국민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는 하나 된 단결과 통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의 갈등을 야기하고 통합을 해치는 것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세력인지 알고, 우리가 막아 국민이 하나 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당선인은 “전쟁 때 국민이 일치단결하지 않으면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며 “2차 세계대전 때 영국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이 일치단결해 처칠을 수상이자 국방장관으로 임명하고 노동계가 대폭 양보해 국가 전시산업에 협조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경제 위기와 국민 여론 분열 등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당면한 과제 해결을 위해 정치·사회적 통합을 주문한 것이다.
통합 행보의 하나로 윤 당선인은 3일 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대통령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달 5일 윤 당선인이 제주를 방문했을 때 당선인 신분이 되면 다시 오겠다고 말씀했고, 당시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된 데 대해 모든 국민이 넋을 기리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게 의무이자 도리라 강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4·3과 관련해선 2003년에 노무현 대통령이 사건 발생 55년 만에 국가원수로서 첫 사과를 했다. 이어 2006년 58주년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참석했다. 이후 보수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회의에 앞서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열린 당선 감사예배에 참석했다. 그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기도드릴 수 있어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예수님의 크신 사랑으로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교회는 역사적 변곡점마다 하나님의 공의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통합과 번영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면서 “앞으로도 나라의 번영과 국민 통합을 위해 항상 기도해 주시고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상헌 박세환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