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년 만에 선보인 보급형 스마트폰 ‘3세대 아이폰SE’(사진)는 최신식 ‘두뇌’와 구형의 디자인을 갖춘 ‘신구 조화’를 특징으로 한다. 최근 일주일간 제품을 빌려 써 보니 아이폰SE 신제품은 저렴한 가격에 막힘 없는 속도를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넓어진 베젤 때문에 작아진 화면과 카메라 성능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이폰SE 3세대는 홈버튼을 갖춘 구형 디자인에 4.7인치의 작은 외양을 갖췄다. 전작과 같은 디자인을 유지했다. 홈버튼과 지문 인식,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가벼운 스마트폰을 선호한다면 좋은 선택지다. 다만 홈버튼과 함께 넓은 베젤도 따라왔다. 최근 스마트폰들이 베젤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전면 카메라도 감추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술을 적용하는 흐름과 동떨어진 모습이다. 작은 크기에 베젤까지 있다 보니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자주 보는 이용자로서 아쉬움을 느꼈다.
최신식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15 바이오닉을 탑재해 빠른 속도를 구현한 건 강점이다. A15 바이오닉은 애플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3 시리즈에도 적용됐다. 향상된 AP 성능은 고사양 앱을 구동할 때 빛이 난다. 고사양 게임 ‘원신’이나 영상 편집 프로그램 ‘블로’를 버퍼링, 과한 발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효율도 좋아졌다. 애플에 따르면 이번 제품은 전작보다 무게를 줄였지만, 배터리 사용 가능시간은 2시간가량 늘었다. 다만 2018mAh의 배터리 용량은 종일 충전 없이 사용하기엔 부족하다.
보급형 스마트폰도 많게는 4개의 카메라를 탑재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싱글 카메라를 고집하는 건 가장 큰 단점이다. A15 바이오닉의 16코어 뉴럴 엔진과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로 머신러닝을 적용하면서 카메라의 성능은 전작보다 개선됐다. 대신 인물모드에서 정말 ‘인물’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점, 야간촬영 모드가 없다는 점 등은 부족함을 안겼다. 플래그십 모델의 경우 인물모드에서 사물이나 반려동물도 인식해 배경을 블러 처리할 수 있다.
글·사진=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