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퇴출당했던 러시아 출신 스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사진)가 전쟁 반대 성명과 함께 5월 말 복귀를 선언했다.
네트렙코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을 명백하게 비난하며, 내 마음은 이 전쟁의 피해자 및 그 가족과 함께한다”면서 “나는 특정 정당에 속해 있지 않고 러시아 지도자와도 관련이 없다. 내 과거 행동이나 발언이 부분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네트렙코는 2012년 푸틴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지지하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푸틴도 네트렙코의 50번째 생일 기념 콘서트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치르게 했다.
네트렙코는 성명에서 “푸틴과는 예술상을 받거나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을 때 등 몇 차례밖에 만나지 않았다. 그 외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은 적도 없다.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며 세금을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는 내 조국 러시아를 사랑하고 내 예술을 통해 평화와 단결을 추구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네트렙코는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덴마크 공연이 취소되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당분간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그는 전쟁에 반대하면서도 “예술가를 비롯한 공적 인물에게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말하거나 조국을 비난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불편한 심사를 드러냈다. 푸틴 지지를 철회하지 않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네트렙코와 관계를 끊는다고 발표했다. 클래식계의 글로벌 매니지먼트사인 CSAM도 네트렙코와 계약을 해지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이날 “네트렙코의 발표를 봤지만, 우리의 결정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네트렙코가 푸틴과 진정으로, 완전히 관계를 끊었음을 보여준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도 네트렙코의 성명에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