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교회서 행복한 노년 꿈꿔요”

입력 2022-04-01 03:02
유승대(왼쪽 네 번째) 은평성결교회 목사가 김미경(다섯 번째) 은평구청장 등과 함께 31일 서울 은평구 ‘축복의 통로 장애인주간보호시설’에서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은평성결교회(유승대 목사)가 장애인을 향한 두 번째 큰 걸음을 내디뎠다. 은평성결교회는 31일 교회에서 ‘축복의 통로 장애인주간보호시설’ 개관식을 열고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교회는 2019년에도 발달쟁애인 평생교육센터인 ‘늘 배움터’를 개관했다.

교회 1층에 문을 연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30~50대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곳이다. 발달장애인이 나이가 들수록 시설에 입소하기 어려워지는 점을 고려해 연령대를 높게 정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다양한 교육과 놀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를 돌보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돌봄이 부족한 코로나 시대 주간보호시설은 장애인은 물론 그 가족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유승대 목사는 개관식에서 “장애인과 그 가족은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는 것과 같다. 그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어 모두가 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며 “‘축복의 통로’라는 시설의 이름처럼 장애인은 우리에게 큰 축복이다. 하나님의 시선으로 이들을 품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은평성결교회의 장애인 사역은 널리 알려져 있다. 장애인 부서인 ‘베데스다부’에는 코로나19 전까지 170여명의 장애인이 출석했다. 탁구 미술 요리 공예 등을 가르치는 토요문화교실도 인기였다. 2019년에는 서대문구 위탁으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열었다. 은평구에 있는 교회가 서대문구에 센터를 연 것은 장애인에 대한 애정과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이날 개관한 시설도 교회의 가장 알짜배기 위치인 본관 1층에 마련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로 용도 변경을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시설을 이용하게 된 이진호씨의 보호자 김은순씨는 “진호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받아주는 시설이 마땅치 않았고 부모도 늙어가면서 돌봄이 힘들어졌다. 이번에 시설에서 나를 뽑아주지 않으면 자리에 누워버리겠다고 떼를 썼을 정도로 절실했다”며 “장애인 부모의 입장에서 이 시설이 너무 감사하다. 진호가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우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는 이 시설을 장애인들이 행복한 노년을 꿈꾸는 곳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권승혁 시설장은 “비장애인도 30~50세에 은퇴 후를 준비하듯이 장애인도 이 기간에 건강과 영성이 준비되지 않으면 노년을 힘들게 보내게 된다”며 “교회가 선도적으로 중장년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계획을 진행해 다양한 경험과 자료를 지역사회에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