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북2 시리즈는 삼성전자에서 꿈꾸는 ‘갤럭시 생태계’ 구축에 중요한 제품이다. IT기기의 경쟁력이 단일 제품이 아닌 해당 브랜드의 생태계 전체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 북이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른 노트북에서 줄 수 없는 고유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삼성전자 노트북 사업은 스마트폰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커진다. 새로 나온 갤럭시 북2 프로 360 39.6㎝(15.6형)를 사용해봤다.
이 제품은 노트북 자체로도 군더더기가 없다. 두께는 11.9㎜, 무게는 1.41㎏으로 대화면임에도 휴대성이 좋다. 적당히 쫀득한 키보드 타격감도 만족스럽다.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색감은 화사했다. 다만 풀HD인 해상도가 아쉽다. 화면 크기를 고려했을 때 이보다 높은 사양을 갖췄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새 노트북을 고를 때 갤럭시 북2 프로 360를 선택할 이유가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연동하는 다양한 기능 덕분이다. 애플처럼 기기와 운영체제(OS)를 다 만들면 기기를 넘나드는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PC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를 OS로 쓰기 때문에 일관성 측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약점 극복을 위해 삼성전자는 MS와 협업해 보안을 강화하고, 다양한 연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사용자 휴대폰’ 기능으로 문자메시지를 노트북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계정과 연동하면 스마트폰에서 삼성노트, 갤러리 등을 통해 이용하던 메모와 사진을 노트북에도 그대로 불러올 수 있다. 갤럭시 탭을 가지고 있다면 ‘세컨드 스크린’ 기능을 활성화해 디스플레이를 확장 가능하다. 스마트싱스가 탑재돼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노트북에서 제어할 수도 있다. 연동 기능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갤럭시 북 익스피리언스’ 앱이 별도로 들어 있다.
갤럭시 북2 프로 360은 S펜을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넓다. 디스플레이를 360도 회전시켜 태블릿PC처럼 접은 채로 필기를 할 수 있다. 강의를 들으면서 필기를 하거나, PDF파일 같은 문서를 열고 그 위에 손글씨를 쓸 수 있다. 저장된 파일은 삼성 노트로 연동돼 스마트폰에서 확인 가능하다. S펜과 손의 차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편이어서 S펜으로 글씨를 쓸 때 손이 닿아서 오작동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많아진 점을 고려해 영상통화 기능도 업그레이드했다. 전면 카메라는 시야각이 기존 77도에서 최대 87도로 넓어졌다. 사용자가 어떤 조명이나 배경에 있든 최상의 화상통화 환경을 만들어주는 ‘스튜디오 모드’로 배경 노이즈를 줄이고 얼굴을 돋보이게 만들어 통화에 집중할 수 있다. ‘오토 프레이밍(Auto Framing)’을 지원해 사용자가 움직여도 항상 화면 가운데 자리를 잡게 해준다.
영상통화에서 또 다른 중요 요소인 오디오 경험도 한 단계 발전했다. 양방향 인공지능(AI)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해 사용자와 통화 상대방의 배경소음을 모두 제거해 단어를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이 기능은 줌, 위챗,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등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앱에서 지원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