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려인마을·교회 “한국 온 우크라 출신 고려인 거처 마련” 팔걷어

입력 2022-04-01 03:07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인 이스타니슬라브씨(23·오른쪽)가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가족 품에 안기고 있다. 뉴시스

광주고려인마을·교회가 난민을 위한 ‘임시 거처 지원’에 나섰다. 항공료가 없어 입국하지 못하는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에게 항공료를 지원(국민일보 3월 30일자 33면 참조)하는 데 이어 국내에 들어온 이들이 당분간 머물 수 있는 거처까지 마련해 주려는 것이다.

광주고려인마을교회 이천영 목사는 31일 “집단 입국자 20명 가운데 16명이 30일 무사히 입국했다. 나머지 4명은 코로나19 확진으로 입국이 미뤄졌다”면서 “1일에는 12명이 추가로 입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러시아 공격을 피해 루마니아와 헝가리, 폴란드 등에 피신한 고려인 중 고려인마을 측을 통해 한국행을 희망하는 이들은 현재 100여명에 이른다. 이를 위해 고려인마을·교회 측은 피란민의 신원과 여건 등을 고려해 항공료 지원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을 돕기 위해 지역사회와 기업 등으로부터 십시일반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광주고려인마을·교회는 추가 지원 방안도 마련 중이다. 입국한 고려인 가운데 거처가 없는 가정에 숙식 공간을 구해주는 것이다. 이 목사는 “추가로 입국을 앞둔 가정 상당수는 당장 머물 거처가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며 “일단 3명 정도가 머물 수 있는 원룸을 구해 보증금(350만원)과 2개월 치 월세를 지원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려인들은 입국시 동포방문비자(C-3-8)를 발급받아 최장 3개월간 국내에서 체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고려인 입국자가 늘면서 이들에 대한 법무부의 장기체류비자 허용 여부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인마을 측은 정부의 허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목사는 “삶의 터전을 잃고 낯선 고국의 땅으로 향하는 고려인 동포에게 정성을 보여준 여러 기관과 단체를 비롯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면서 “고려인들도 그 사랑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