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ARM’을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박 부회장은 3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다.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8일 SK하이닉스의 모기업 SK스퀘어 주총에서도 ARM 인수 계획을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비메모리 분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ARM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파운드리 기업인 키파운드리를 인수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주총에서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의 1단계 인수 절차를 마치고 출범한 자회사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SSD사업과 점진적으로 통합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주총에선 곽노정·노종원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하영구 사외이사 재선임 등의 안건도 의결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열고 곽 사장을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부회장과 곽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가 출범한 것이다. 곽 사장은 안전개발제조 총괄사장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안전 관련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기존의 각자대표이사였던 이석희 사장은 솔리다임 의장을 밑아 미국 내 경영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