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들 재산 ‘억’‘억’ 올랐다… 법제처장은 231억 대박

입력 2022-03-31 00:01 수정 2022-03-31 00:01

중앙 행정부처의 장차관급 고위 공무원 상당수가 올해 등록 재산이 1년 새 적게는 수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을 투기로 간주했던 문재인정부 정책 기조로 대부분의 고위 공무원이 1주택자이지만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똘똘한 1채 자산증식’ 효과를 본 셈이다.

31일자 관보에 공개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22년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 자료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올해 58억402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년 전보다 무려 8억1489만원 늘었다. 1년 새 8억원 넘는 재산이 늘 수 있었던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고 위원장이 배우자와 함께 소유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는 공시가격 기준 올해 34억600만원으로 지난해(28억95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늘었다. 고 위원장이 사는 아파트의 동일 평형 아파트 호가는 현재 70억원까지 뛰어 있는 상태다.

고 위원장과 배우자, 자녀가 보유한 예금도 지난해 18억6705만원에서 올해 21억6623만원으로 3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와 관련해 고 위원장은 “한국은행 급여와 퇴직금, 금융위 급여, 공무원 연금 등을 저축했고, 자녀 2명이 조부로부터 2000만원씩 각각 증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 장관 취임 직전까지 한은 금융통화위원을 지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재산도 1년 새 5억원 가까이 뛰었다. 김 장관은 본인 소유의 경기도 과천 아파트 공시가격이 17억77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약 5억원 올랐고, 문 장관도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 공시가격이 지난해 11억6300만원에서 올해 14억2900만원으로 2억6000만원가량 올랐다. 이 아파트들의 시세는 30억원에 육박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보다 4508만원 증가한 총 15억1709만원의 재산을 올해 신고했다. 2020년 경기도 의왕 아파트를 처분하면서 무주택자가 됐던 홍 부총리는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은 세종시 아파트에 지난해 8월 입주하면서 1주택자가 됐다.

‘주식 대박’으로 재산이 급등한 고위 공직자도 있었다. 이강섭 법제처장은 올해 신고한 재산이 350억676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31억6645만원 늘었다. 이 처장은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주식이 수량 변동은 없으나 해당 법인의 당기순이익 증가에 따라 평가액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한건 주식을 1만4000주, 한겨레신문 주식을 200주 갖고 있다. 한건은 부동산 분양, 임대관련 업체다. 지난해 세종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등 2주택자였던 백일현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실장은 세종 아파트를 처분, ‘똘똘한 한 채’를 택했다. 백 실장의 개포동 아파트 공시가격은 올해 11억9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억4300만원 올랐다.

세종=이종선 기자, 김영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