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이 6·1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대구시장 후보를 놓고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양강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권 시장은 30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대한민국의 발전과 대구의 성공을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와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대구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당초 3선 민선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페널티 규정을 완화키로 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관위의 결정에 따라 유력 주자인 홍 의원의 공천 감점이 25%에서 10%로 줄어들면서 권 시장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앞서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에 대해 ‘현역 의원 10%, 무소속 출마 이력자 15% 감점’ 규정을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홍 의원이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자 공관위는 29일 감점 비율을 5% 포인트씩 낮추고, 1인당 받을 수 있는 페널티도 최대 10%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권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군에선 홍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홍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은 공천 페널티 규정을 두고 이미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홍 의원은 김 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자격으로 페널티 규정을 만드는 데 참여한 것을 놓고 “선수가 경기 규정을 만들어도 되냐”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도 곧 대구시장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정상환 변호사 등까지 포함하면 대구시장 출마 예정자는 10명에 육박한다.
경기지사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유 전 의원은 31일 출마 여부를 직접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 유승민계 의원은 “내일(31일) 회견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그간 정계 은퇴와 경기지사 출마라는 선택지를 두고 고심해 왔다. 유 전 의원은 20대 대선을 마지막 출마로 결심했지만, 대선 경선 탈락 이후 주변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국민의힘이 4년 만에 경기도를 탈환하기 위해선 대선주자급인 유 전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에선 현재까지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과 함진규 전 의원, 김영환 당선인 특별고문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 분당을 지역구로 둔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강보현 박세환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