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시위노선 확대” 이준석 압박

입력 2022-03-31 04:06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탑승장에서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 권리 예산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벌여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30일 오전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 투쟁 결의식’을 진행하면서 “이 대표가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등 모든 호선을 골고루 탈 것”이라며 “다시 한번 정중하게 공개사과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앞서 자신의 SNS에 “순환선 2호선은 후폭풍이 두려워서 못 건드리고 3호선, 4호선 위주로 하는 이유는 결국 하루 14만명이 환승하는 충무로역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며 “결국 불편을 주고자 하려는 대상은 노원, 도봉, 강북, 성북 등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박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소설 쓰듯이 편집한 내용은 진실이 아니다”며 “이 대표의 기대에 맞춰 2호선도 타겠다. 2호선이 막힌다면 오로지 이 대표의 발언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사과할 일 없다”며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어 “일반 시민의 불편을 야기해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잘못된 의식을 버리라”며 맞섰다.

전장연은 이날부터 지하철 출근길 시위 대신 매일 한 명씩 삭발 투쟁을 하고 지하철 4호선 혜화역으로 이동해 선전전을 펼치기로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요구안을 전달한 뒤 다음 달 20일 공식 답변을 받을 때까지 시민 불편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기 위해서다.

첫 삭발 주자는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장애인 권리 예산 쟁취’라고 쓰여 있는 흰색 끈을 머리에 맨 채 삭발식에 참여했다.

김판 백재연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