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비대면은 교수님 마음대로’ 대학생들 발만 동동

입력 2022-03-31 00:03
국민DB

서울시내 대학들이 오미크론 대유행 속에서도 대면 수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교수 재량에 따라 비대면 전환 여부가 그때그때 결정되는 바람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30일 각 대학에 따르면 서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은 올해 1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대면 수업이 수시로 비대면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대면 수업 원칙을 두고도 교수의 재량에 따라 수업 방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효율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교수의 완전한 재량에 따라 수업 방식을 정하도록 했다. 중앙대도 교수 재량에 따라 수업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학생들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수업 방식을 선택하게 했다. 성균관대는 50명 이하 수업의 경우 대면 강의를 열되 그 이상은 비대면 방식을 채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질적으로 수업 규모와 상관없이 교수 재량에 따라 수업 방식이 정해지고 있었다. 대부분 교수 재량에 따라 수업 방식이 결정되는 것이다.

확진자 규모 등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수업을 진행한다는 취지이지만 학생들이 미리 수업을 준비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서울대 재학생 정모(23)씨는 “수업이 대면인지 비대면인지 수업 시작 직전까지 몰라 일단 수업이 있으면 무작정 학교에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마다 수업 방식을 공지하는 방식도 제각각이어서 혼란을 더한다. 고려대 재학생 김모(28)씨는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 교수가 온라인 학습사이트에 줌(비대면 강의) 링크를 올려주지만 언제 공지가 올라올지 몰라 수시로 확인해야만 해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한양대 재학생 최모(22)씨는 “수업 방식이 바뀌면 온라인 학습사이트에 공지하는 게 기본이지만 교내 메신저를 통해 개별적으로 공지를 하는 교수도 있다”며 “교내 메신저는 학생들이 평소 잘 확인하지 않아 친구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대학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오늘 수업은 비대면이 맞나요” 식으로 그날의 수업 방식을 문의하는 질문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중이다.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일부 대학에서는 ‘비대면 수업 금지’를 원칙으로 삼기도 한다. 한국외대는 40명 이상 규모의 수업을 제외하고 무조건 대면 수업을 하도록 기준을 정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면 출석을 인정해주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문영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면 학생들이 익숙한 SNS 채널을 활용해 공지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 차원의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실수로 대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경우에는 온라인으로라도 곧바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수업 결손 최소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성필 구정하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