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잡음… 해촉 실무위원 “갑질 있었다” 폭로 진실 공방

입력 2022-03-30 04:03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에서 해촉된 조상규 변호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소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의 전문·실무위원 해촉 문제로 인수위에 잡음이 일고 있다.

‘보안 유지 위반’ 논란을 일으키며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에서 해촉된 조상규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조 변호사는 또 같은 분과 김창경 인수위원이 정부부처 공무원 등에게 갑질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위원 등이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에 나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조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경호차량 번호판이 노출된 셀카 사진과 함께 “제 차와 똑같은 차인데 단지 방탄이고 기관총이 들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28일 인수위에서 해촉됐다. 그는 29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사진에서는 (경호차량 번호판이) 아주 뒤에 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며 “보인다고 해도 이미 경호차량 번호판이 명확히 다 나온 사진이 인터넷에 허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호차량이 방탄이라는 것은 당연히 예상되고 (경호차량 내) 기관총은 풍문으로 전해 들어서 짐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촉과 관련해 인수위로부터 어떠한 말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을 겨냥한 폭로도 쏟아냈다. 조 변호사는 “(김 위원이)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자기가 출연했던 방송을 안 봤다고 부처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고, 교육부 업무보고 시작 30분 전 혼자서 부처 사람들 앉혀놓고 정신교육을 하고, 업무보고 내내 혼자 발언하며 자기 눈을 보고 업무보고하라고 강요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이 여성 실무위원에게 케이크를 자르라고 지시한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분과 인수위원인 남기태 서울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왜곡 정도가 아니라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업무보고 때 조 변호사만 있었던 게 아니라 이삼십명이 있었다”며 “이분들에게 전부 사실 확인을 해 봐라. 조 변호사는 인수위 사무실에 거의 오지 않았다. 사무실에 있던 시간이 2시간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도 조 변호사의 케이크 관련 주장에 대해 “케이크를 다른 사람들과 나눠 먹기 위해 가까이 있던 교수님께 잘라 달라고 말씀드렸다가 ‘이것도 갑질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파견 나온 국민의힘 실무위원에게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과학기술교육분과의 잡음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분과 전문위원인 박철완 서정대 교수가 2007년 국책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연구비 횡령 논란으로 면직 처리된 적이 있다는 투서가 인수위에 접수됐다. 원일희 인수위 부대변인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본인 소명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해촉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가 18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만큼 크고 작은 잡음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손재호 구승은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