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마운드에 방망이까지 완비… 자타공인 ‘우승후보’

입력 2022-03-30 04:05
지난 시즌 KBO리그는 역대급 선두경쟁이 펼쳐졌다. 그 중심에는 LG 트윈스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퉜지만 73승58패14무로 3위에 그친 LG는 한 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2년 연속 마주했다. 전력상 우위라는 예상에도 와일드카드전부터 기세를 탄 두산에 업셋을 당하며 최종 순위 4위로 다소 허무하게 가을야구 무대에서 내려왔다.

평균자책점 1위(3.57)를 기록한 마운드는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강력했다. 하지만 타율 3할2푼8리에 볼넷(109개)과 출루율(4할5푼6리) 1위를 기록, 최고의 리드오프로 떠오른 홍창기를 제외하고는 타선 응집력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팀 타율(7위) 팀 홈런(5위)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리오 루이스

이 때문에 스토브리그 동안 내부 FA 김현수를 4년 115억에 단속한 데 이어 삼성 리드오프 출신 박해민을 FA시장에서 60억원에 영입했다. 새 외인 타자로는 콜로라도 로키스 출신 3루수 리오 루이스와 총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계약했다. 백업 포수로 베테랑 허도환까지 품으며 약점 보강에 주력, 더욱 탄탄한 엔트리를 완성했다.

아담 플럿코

지난 3년간 에이스로 활약한 케이시 켈리가 올해도 1선발로 나서는 가운데 지난해 부상으로 시름한 앤드류 수아레즈 대신 제구에 강점을 가진 아담 플럿코를 2선발로 낙점했다. 지난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방어율 3.87로 제 역할을 다해준 임찬규가 선발 로테이션 중추를 담당한다. 2000년대생 영건 듀오 이민호와 김윤식이 4, 5선발로 뒤를 받쳐 선발진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임찬규

불펜은 어떻게 보면 선발보다 더 든든하다. 약관을 갓 넘긴 나이에 이미 리그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믿을맨’ 정우영과 클로저 고우석을 필두로 김대유 이정용 최성훈까지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하며 경기 후반 상대 타자들을 질식하게 했다. 두산 양석환과 트레이드 이후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국가대표 출신 좌완 함덕주가 건강하게 활약하고, 베테랑 송은범과 NC 다이노스 출신 베테랑 김진성까지 정상 전력으로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양과 질 모두에서 리그 최고의 계투진이 가동될 전망이다.

함덕주

외야 역시 국가대표급이다. 베테랑 좌익수 김현수에 새로 가세한 박해민이 중견수를 맡고 우익수로 이동한 홍창기까지 주전 3인방 모두 공수겸장이다. 기존 외야수 채은성이 1루로 포지션을 변경한 가운데 이재원 신민재 문성주 등 백업들도 시범경기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주전으로 뛰었지만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형종과 이천웅까지 복귀한다면 역시 ‘뎁스(라인업의 두터움)의 LG’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 있다.

홍창기

여기에 시범경기 홈런 1위(6개)를 달리는 무서운 중고 신인 송찬의가 내·외야 모두 가능한 멀티포지션 능력도 겸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류지현 감독은 “공격에서 재능이 있는 선수라 좌타 일색인 외야에서도 활용도를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야 유틸은 물론 우익수로도 선발 기회를 주고 있다.

송찬의

내야는 주장 오지환과 2루 서건창이 키스톤 콤비로 중심을 잡고 포수 유강남과 함께 센터라인을 구축한다. 내야로 포지션을 변경한 채은성이 1루, 새 외인 루이스가 3루를 책임지며 베테랑 3루수 김민성이 일단 지명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보경 이영빈 송찬의 등 타격 재능이 확실한 백업 요원들도 상황에 따라 두루 출전이 기대된다.

LG는 1994년 신바람 야구 신드롬을 일으키며 우승한 이후 27년간 무관의 한을 풀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암흑기를 지나 꾸준히 선수단을 강화하며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 착실히 강팀으로 거듭났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승후보로 거론될 만큼 이번 오프시즌에도 알찬 보강이 이뤄져 팬들의 기대도 크다.

특히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앞선 두 번의 가을야구에서 번번이 상위 라운드 진출을 가로막은 잠실 라이벌 두산을 올해는 기필코 넘어서야 한다. 그 부담감을 떨쳐내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낸다면, 올가을 잠실은 10년 넘게 경험해보지 못한 유광점퍼의 홍수에 휩싸일지 모른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