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장애에도 ‘국대’ 향한 불꽃 열정… 효진이 삶 통해 하나님 역사 드러나길

입력 2022-03-30 03:02
전효진(왼쪽)군이 2019년 5월 제13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해 3관왕을 차지한 뒤 어머니 안귀옥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안귀옥씨 제공

“효진이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일하는 모습이 세상에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안귀옥(45)씨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안씨는 지적 장애와 뇌병변 장애가 있는 전효진(18)군의 어머니다. 어쩌면 효진이는 2024년 프랑스에서 열릴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도 있는데, 이유는 그가 최근 몇 년간 열린 전국 단위 장애인 수영대회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안씨는 “아들이 국가대표가 됐으면 하는 게 꿈”이면서도 “여전히 고민이 많다”고 했다.

“국가대표가 되려면 해외에 나가 국제 경기에서 통용되는 장애 등급을 받아야 해요. 그런데 절차가 복잡하고 원하는 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아 국가대표 도전 여부는 아직 결정 못 하고 있어요.”

효진이의 이야기를 들은 건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 관계자를 통해서였다. 밀알복지재단은 2014년부터 ‘저소득 장애 청소년 운동선수 지원 사업(JUMP)’을 벌이고 있으며 이 사업을 통해 효진이의 훈련비와 수영용품 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효진이의 수영 도전기는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는데 간추리자면 이런 내용이다.

효진이는 태어날 때부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의료진은 그가 제대로 걷지도, 말을 잘할 수도 없을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효진이는 서서히 장애를 이겨내기 시작했다. 수영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뼈 마디마디에 있는 강직 현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였다. 재활 목적으로 시작한 운동이었지만 효진이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하경수 인천장애인수영연맹 코치는 영상에서 “효진이는 수영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며 이렇게 말한다. “(효진이는) 실수를 했을 때 자기 따귀를 때려가면서까지 ‘정신 차리자’고 되새기면서 운동을 하는 친구입니다.”

효진이는 2018년과 이듬해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해 각각 2관왕과 3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대회에 나가 2개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안씨는 “중학교 1학년 때 대회에 출전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한 적이 있다. 그때 아이가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마음이 아팠었다”고 말했다.

안씨 가족은 현재 인천 부광감리교회(김상현 목사)에 출석하고 있다. 안씨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탓에 어려울 때도 많다”며 “담임목사님이 평소 효진이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주신다. 효진이가 수영 선수로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