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 변이가 ‘원조 오미크론’ BA.1을 제치고 국내 유행을 주도하게 됐다. BA.1보다 최대 1.5배 높은 전파력을 바탕으로 확진자 감소세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 주 기준 스텔스 오미크론이 56.3%의 국내 검출률로 우세종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1월 4주차 처음으로 국내 감염 사례 6명이 확인된 뒤 두 달 만이다.
BA.2 변이는 BA.1과 함께 오미크론 변이로 분류되지만, 전파력 면에선 1.3~1.5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행 확진자의 증상 발현 이후 다음 확진자의 증상 발현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세대기도 더 짧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BA.2의 우세종화로 인해 유행 감소세가 느려질 수 있다고 본다. BA.1과 BA.2 유행 사이에 소강기가 존재한 영국 등 해외 사례와 달리 한국은 두 오미크론 하위 계통이 비슷한 시기 유행했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독일, 오스트리아처럼 정점으로부터 2~3주 있다가 반등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BA.2의 영향을 계속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면역 회피 관련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정 청장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재감염 추정 사례는 델타가 우세종이었던 지난해 7~12월 33.6명이었다. 이후 오미크론이 우세종화한 올해 1월 이후엔 다시 1.8명으로 감소했다.
중증도 면에선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추가 연구 필요성은 제기된다. 국제 의학지 란셋(Lancet)에 사전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홍콩에선 지난달 5~28일 BA.2에 걸려 입원한 0~11세 아동 1147명 중 4명(0.35%)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감으로 입원한 소아 환자보다 사망 확률이 7배 더 높은 것이었다. 일본에선 코로나19에 면역이 없는 햄스터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BA.2 중증화율이 더 높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만7213명으로 집계됐다. 이날까지 일주일간 하루 평균 약 35만명으로 전주 39만명에 비해 줄었다. 지난 1월 둘째주 이래 첫 감소세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273명, 하루 사망자는 287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을 지나며 확산세가 조금씩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경모 조효석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