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추가적인 군사 도발을 시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강력한 공격수단을 더 많이 개발해 장비(배치)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기여한 국방 부문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는 가공할 공격력과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춰야 전쟁을 방지하고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며 온갖 제국주의자의 위협 공갈을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서 핵무기 개발을 ‘핵전쟁 억지력’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시설 현대화를 지시한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ICBM 발사 전 과정을 참관하는 등 군사 도발의 현장을 직접 찾아 지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대화됐던 2017년보다 현 상황이 더욱 엄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017년에는 북한이 ICBM 사거리를 늘리는 것에 집중했고, 화성-15형을 쏘자마자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며 “지금은 그때와 달리 전략무기뿐 아니라 전술핵무기 다종화까지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타격 범위에 따라 다양한 미사일을 모두 꺼낸 격”이라고 분석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로는 한반도와 주일미군을 겨냥하고,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으로는 괌 미군기지를, ICBM 화성-15·17형으로는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2017년 공개한 화성-15형은 당시 북한을 거칠게 몰아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대응하기 위해 서둘러 발사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금은 핵무기를 완벽하게 구비하려는 의도가 확실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신형 ICBM 화성-17형의 완성을 선언한 만큼 핵실험 재개와 같은 더 강력한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4월에는 김일성 생일 110주년(15일)과 김 위원장 노동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 기념일(11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일(25일) 등 주요 행사가 몰려 있어 ICBM 추가 발사나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보고에서 “정부는 북한이 추가적으로 상황을 악화시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의 공조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