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위축으로 지지부진하던 암호화폐 시장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같은 악재에도 아랑곳 않고 자금이 몰리는 모양새다. 주식과 코인의 탈동조화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56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주 사이 꾸준히 오르며 14%가량 치솟았다. 질리카와 쿼크체인처럼 배 이상 폭등하는 소형 알트코인이 번갈아 등장하며 시장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는 보합세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이날 각각 0.02%, 0.81% 떨어졌다. 코스피는 이달 내내 2600~2700 초반 선에서 머물고 있다.
기관 및 기업의 막대한 자금이 가상자산 업계에 밀려오는 것이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미국 투자은행(IB) 중 처음으로 비상장 암호화폐 옵션거래를 시작했다. 미래에셋그룹과 신한금융투자, 블랙록 등 국내외 금융사들은 연이어 가상자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가 다시금 폭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의 4만5000달러 돌파는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적었다. 해외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이날(현지시간) 4만7000달러까지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코인 시장이 들썩이는 상황에서 ‘역 김치 프리미엄(역프)’은 심화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분석하는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국내와 해외 거래소의 비트코인 시세 차이인 김치 프리미엄은 2%선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싸게 거래된다는 뜻이다. 지난해 2월 초에도 역프가 발생했는데 이후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경신하는 강세장이 펼쳐졌다. 다만 시장이 과열되는 만큼 무리한 추격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얼터너티브의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11포인트 오르며 60(탐욕)을 기록했다. 탐욕 단계에 다시 접어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