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성결교회(주석현 목사) 성도들은 목요일 저녁 8시만 되면 유튜브에 눈과 귀를 집중한다. 교회 성도들의 소통의 장이 되는 프로그램 ‘우리 함께 나누는 노래’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우리 함께 나누는 노래’는 주석현 목사가 직접 진행자로 나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찬양곡을 틀어주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의 방송이다. 성도들은 실시간 채팅으로 방송 소감을 나누고 서로 안부를 물으며 비대면 시대에도 활발한 교제를 이어가고 있다.
주 목사는 28일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에서 교회와 성도 사이 연결고리가 단절되다 보니 영상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시작했는데 성도들의 반응이 좋아 계속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2019년 9월 부임한 그는 성도들과 제대로 된 친교를 맺기도 전에 코로나에 직면했다. 부임 전 지역 극동방송에서 10여년간 방송을 진행했던 경험을 살려 유튜브로 소통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경북 구미에 있는 스튜디오를 빌려 사전에 녹음한 파일을 방송했다. 그러다 성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교회 안에 간단한 장비를 갖추고 실시간 음성 방송을 내보냈다. 올해부터는 보이는 라디오로 영상까지 함께 송출하며 성도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3명의 부목사도 보조 진행자와 제작진으로 돕는다.
주 목사는 성도들이 깊이 공감하고 묵상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방송을 시작한다. 채팅에 참여한 성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안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오 장로님, 오늘은 회사 직원과 함께 듣는다고 하시네요. 전에 사모님이 눈을 다쳤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괜찮으신지 모르겠네요.” 매주 방송을 보는 40~60명 성도도 거리 두기로 어려웠던 교제를 채팅으로 나눈다. “나는 딸이 하나밖에 없어서 딸 둘 있는 집사님 댁이 부럽네요.” “나는 딸은 없고 딸 같은 아들 있는디.” “그 댁은 딸 같은 신랑이 있잖아유.”
어느덧 방송은 교회의 ‘온라인 사랑방’이 됐다. 교회에 새로 온 이들을 환영하거나 구역 식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연도 자주 올라온다. 해외에 머무는 자녀들이 편지로 부모님에게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교회학교 아이들의 장기자랑을 영상으로 모아 방송하며 서로 격려하고 즐거워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렇게 자리 잡은 ‘우리 함께 나누는 노래’는 지난 24일 100회를 맞았다. 성도들은 맞춤 케이크로 축하를 전하면서 공기청정기와 건강식품 커피 교환권 등을 경품으로 협찬하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서로 얼굴을 맞대지 못했어도 이름을 불러주고 기도해주면서 목사와 성도, 성도와 성도 사이 친밀도가 높아졌습니다. 대면예배가 활성화하면 지금처럼 방송에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겠지만 온라인 교제의 장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