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하루 감염자 3000명대… 결국 도시 봉쇄

입력 2022-03-29 04:08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지난 26일 코로나19 경증 감염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 격리병원이 지어지고 있다. 선양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1주일간 모든 생산시설의 활동을 중단키로 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가 다음 달 5일까지 도시를 순차적으로 봉쇄하고 2490만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 상하이시는 그동안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부분 봉쇄하는 ‘정밀방역’을 시행했다. 그러나 하루 감염자가 3000명 넘게 나오자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상하이시는 28일 오전부터 황푸강 동쪽 푸둥 지역을 봉쇄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나흘간의 봉쇄가 끝나면 다음 달 1일부터 황푸강 서쪽 푸시 지역을 똑같은 방식으로 봉쇄하고 검사에 들어간다. 상하이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황푸강을 중심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순환 봉쇄하는 것이다. 봉쇄 기간 주민들은 집 안에만 머물며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중교통 운행은 중단되고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기업은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다.

상하이시는 전날 밤 SNS 계정을 통해 도시 봉쇄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놀란 시민들이 음식과 생필품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몰려가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상하이시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후베이성 우한, 산시성 시안 등이 도시 전체를 봉쇄했던 것과 달리 확진자가 발생한 주거단지만 봉쇄했었다. 봉쇄 발표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상하이 코로나19 방역영도소조 전문가 위원인 우판 푸단대 상하이의학원 부원장은 “만약 상하이가 멈추면 동중국해에 떠다니는 국제 화물선이 멈춰서고 국가 경제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상하이에서 지난 25~26일 이틀 연속 2000명 넘는 신규 감염자가 나오고 27일에는 3500명으로 폭증하자 결국 도시 봉쇄를 선택했다. 27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 6215명이 새로 감염됐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상하이에서 나왔다.

상하이시 봉쇄에 따른 여파도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에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한때 지난주 종가보다 4.7% 떨어진 배럴당 108.56달러에 거래됐다. 상하이 증시는 정상 개장했지만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4% 하락한 채 출발했다.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상하이 공장에서 48만4000여대를 생산해 중국 시장에 출고하고 유럽 등으로 수출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